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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양산 원동 미나리 삼겹살을 매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갖고 미나리를 먹으러 삼겹살을 구우러 갔다.

아니 그런데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비닐하우스 위치도 그대로이고, 번호도 그대로이고, 여전히 밖에 주차된 차도 많았고,

그래서 아무런 의심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몇가지가 소소해보이는 것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고 말았는데...

 

삼겹살은 가격이 오른 것 같다. 150g에 8천원.

작년엔 2인분씩 주문 가능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젠 3인분 또는 5인분 단위로만 주문할 수 있었다.

 

부경양돈농* 상표와 국내산 등급까지 인쇄되어있던 가격표는 사라지고

이제 삼겹살 포장지 위엔 이제 아무런 정보가 없다.

 

김치는 원래 종가* 브랜드였는데 이젠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나온다.

브랜드도 없고 밀폐된 용기도 아니다 보니 혹시 중국...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삼겹살이 너무 맛이 없다.

돼지고기에 기름이 이렇게 안 나올 수가 있을까.

삼겹살과 김치와 미나리를 한데 볶아 맛나게 먹은 봄날의 기억이 생생한데.

그러고보니 돌판 모양도 바뀌었다.

왼쪽: 2021 방문 사진 / 오른쪽: 2020 방문 사진

삼겹살의 퀄리티가 기대 이하라 그런지

미나리도 맛이 좀 덜 맛있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충격적이진 않았다.

워낙 고기에서 충격을 많이 받아서.

 

사진을 비교해보니 휴대폰 번호는 동일한데,

사장님이 바뀌신 건지 COVID를 거치며 마인드가 바뀌신 건지.

 

다음에 혹시 원동 미나리 삼겹살을 먹게 된다면,

당연히 다른 집을 방문해볼 것이고,

그 집마저도 실패한다면,

믿을만한 소스를 통해 맛집을 확인하기 전까지 한동안 발걸음하지 않을 계획이다...

 

※ 2020년 포스팅 참고: [음식] 양산 원동 미나리 삼겹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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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성비/우리나라2021. 2. 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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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해운대 노보텔 앰버서더 자리에는 이제 그랜드 조선 부산이 오픈했다. 리노베이션을 한 깔끔한 그랜드 조선 부산은 다음에 숙박하기로 하고, 근처에 갈 일이 있어 대신 호텔 안 스타벅스를 방문했다.

원래도 해운대에는 스타벅스가 많고 각 지점마다 최선을 다해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고 있기에 반드시 그랜드 조선 부산점을 방문해야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름 해운대 바다 정중앙에 위치한 그랜드 조선 부산점의 위치적 장점을 생각해볼 때, 해운대 뷰맛집이라고는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봤는데 역시나다.

로비에 입장해서 오른쪽편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면 스타벅스 입구가 보인다. 좌석은 안쪽까지 쭈욱 이어져 있는데, 창가 좌석은 다 바다를 향하고 있어서 바다를 마음껏 누리고 싶은 손님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숙박객은 조식 뷔페를 먹을 시간이라 덜 붐비겠지 싶어서 아침에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창가 자리 경쟁률은 치열했다. 뒷편의 소파자리에서 앉아 커피를 즐기면서 기다리다가 이제 가야겠다 싶을 때쯤 창가 자리에 빈자리가 생겨서 사진도 찍고 앉아서 바다도 즐겼다.

방문한 날은 아쉽게도 날씨가 좀 흐렸다. 하지만 창가에 다가서니 푸른 잔디밭과 소나무가 바다와 함께 보여 좋았다. 흐린 하늘 아래 백사장으로 조금씩 다가와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멍 때리니 답답했던 기분이 파도와 함께 씻겨내려가는 듯 시원해지는 것 같다.

비록 주차가 안 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 (스타벅스 홈페이지 공지 참고), 굳이 그랜드 조선 부산에 머물지 않아도 그 전망을 비슷하게 누릴 수 있는 가성비 뷰맛집으로 스타벅스 그랜드 조선 부산점을 추천한다.

스타벅스 전망

 

<For Your Information>

운영시간 : 매일 8a.m.~9p.m.

그랜드조선 호텔 4층. 단, 주차는 불가능!

출처 : 스타벅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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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기 / 후기 / 에세이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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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낭만에 대하여2021. 2. 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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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영화를 보며 로드 트립 (Road Trip : 장거리 자동차 여행) 영화를 보며 우리 나라 면적이 작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반도의 면적도 넓지 않은데, 그마저도 반으로 나뉘어서 한반도의 끝과 끝을 달리는데는, 교통 상황만 괜찮다면, 5~6시간이면 충분하고 고속도로가 잘 닦여있는 곳은 3~4시간도 가능하다. 이런 작은 나라에 살다보니 로드 트립은 뭐랄까, 전국 일주나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등 도를 일주해야만 가능할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첫 로드 트립은 미국이었다. 뉴욕에서 워싱턴 D.C로 간 게 먼저지만 그 정도 거리는 한국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거리인 것 같고, 뉴욕에서 노스 캐롤라이나로 가는 길이 첫 로드 트립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래 전이니 당시에 어느 고속도로를 타고 어떻게 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끝없이 펼쳐져 있는 도로와 달리는 차들이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 뉴욕의 교통 체증을 뚫고 나온 뒤로 계속 달렸던 거 같은데, 이 정도면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했을만한 시간인데, 잠깐 점심을 먹기 위해, 화장실을 가기 위해 휴게소를 들르는 것 외에는, 계속 그렇게 달렸는데, 늦은 오후 시간에 겨우 미국의 4개 주를 거쳤고 아직 더 가야한다는 걸 깨닫고 미국이란 땅이 얼마나 넓은 곳인지 새삼 생각했다. 그렇게 도착한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볼 일을 보고 올라오기 전에 잠시 듀크 대학교(Duke University)에 들렀다. 유명한 대학이었는데,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양지바른 푸른 잔디를 보고 그 자리에 편하게 누워 눈을 감았다. 극도의 피로감에 스르르 잠들었는데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었다. 

이런 나의 피곤한 첫 로드 트립과 달리 아래에 소개하는 영화들은 매우 낭만적이다. 로드 트립에 대한 로망을 갖게 하는 이야기와 풍경을 담고 있어서 이 영화들을 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물론 현실과 영화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것이 영화가 주는 즐거움 중의 하나일 것이고, 우한 코로나 시대를 우리가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에브리타임 룩 앳 유 (303)

영화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이 포스팅을 쓰게 한 가장 최근에 본 로드 트립 영화이다. 한국에선 흔치 않은 독일 영화인데, 학생인 두 청춘 남녀가 각자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다가 같이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율은 스페인에서 공부 중인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캠핑카를 끌고 길을 나섰다가, 쾰른으로 가려는 카풀 예약을 바람 맞고 히치 하이킹을 하던 얀을 만난다. 두 사람은 워낙 맞질 않아서 율은 냉큼 얀을 내버려두고 갈 길을 가기로 한다. 그러다 캠핑 사이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얀이 율에게 도움을 주게 되면서 쾰른으로, 그리고 다시 스페인으로 떠나며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마냥 낭만적이지는 않고, 초중반에는 두 사람의 가치관이 날카롭게 서로 대립하는데 마치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의 제시와 셀린의 대화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꽤 반가운 형식이기도 하고, 10여년 전과 지금의 청춘은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하고 있나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 들어서면 말은 점점 줄어들고 함께 보고 듣는 것에 촛점이 더 맞춰진다. 대략 영화가 끝나기 30~40여분정도부터 유럽의 아름다운 풍경이 많이 펼쳐진다. 캠핑카 안에서 도로를 바라보는 모습, 캠핑카가 달리는 높고 가파른 산길과 시원하게 펼쳐진 들판길 같은 것들, 오래된 도시의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달리는 캠핑카의 뒷모습 등등 우리가 그리워하는 유럽 여행 모습이 담겨져 있어서 좋았다. 최근 캠핑을 시작했다면 더더욱 이 로망이 와닿을 것 같다. 비록 현실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오늘은 영화를 통해 이 낭만을 누려봤으면 좋겠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엘리자베스 타운 (Elizabeth Town)

밋밋했던 나의 첫 로드 트립 기억을 뒤집고 로드 트립의 낭만을 알게 한 영화이다. 무려 올랜도 블룸과 커스틴 던스트가 주연을 했던 영화인데, 크게 흥행을 하진 못 했다. 내 생각엔 긴 러닝 타임에 비해 이야기가 조금 매끄럽지 않고 진행이 느리다 보니 지루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 듯 한데, 나는 괜찮았던 영화였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미국의 유명한 신발 업체에서 일하는 연구원인 드류가 디자인한 신발은 시장에서 혹평을 받고 회사에 많은 손해을 입힌다. 그래서 해고를 당하게 된 드류는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찰나,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켄터키주 엘리자베스 타운으로 향한다. 비행기에서 스튜어디스 클레어는 그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려고 하지만 그에 비해 그의 우울함과 좌절감은 너무 컸다. 그렇게 도착한 엘리자베스 타운에서 그는 또다른 사람과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여행을 떠난다.

이 영화를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하면 매력이 조금 반감되지만, 삶과 죽음, 실패와 재기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하면 보는 시선이 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클레어가 준 가이드북을 바탕으로 로드 트립을 떠나는 드류의 발걸음은 참으로 의미있었다. 조금씩 가벼워지는 표정을 보면서 그의 고장났던 내면의 어느 부분이 조금씩 아물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여행은, 그리고 자기만의 시간과 누군가의 적절한 도움은,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워서, 걷고, 떠날 수 있게 하는 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런 따스함이 느껴졌기에 나는 이 영화의 로드 트립이 아름다웠고 길 위에서의 낭만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다. 

출처 : 네이버 영화

 

파리로 가는 길 (Paris Can Wait)

이 영화는 추천하기엔 불륜을 애매하게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도 그렇고, 열린 결말도 그렇고, 여튼 로맨스라고 보기엔 이야기 자체는 조금 그렇다. 그러나 투닥 거리는 두 사람이 걷는 프랑스의 길과 자크가 전하려고 했던 여유 그 자체는 참 아름답다.

앤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남편은 부다페스트에 출장 일정이 있어 가야만 한다. 혼자 파리로 가는 부인이 마음에 놓이지 않던 차에 사업 파트너인 자크가 파리까지 함께 동행하기로 한다. 그런데 시작부터 너무 맞지 않는 두 사람, 원칙주의자 앤과 세상 태평한 자크의 조합을 보다 보면 그 사이에 벽에 답답해진다. 게다가 자크는 은근한 추파를 보내는데.. 과연 여행을 잘 끝낼 수 있을지, 다이안 레인의 의심스런 눈초리를 따라가며, 그리고 다이안 레인의 미소를 기억하며 영화를 끝까지 지켜보게 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칸에서 파리는 쉼없이 달린다면 자동차로 8~9시간, 빡빡하게는 하루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그리고 그 길엔 멋진 장소도 맛있는 음식도 아름다운 이야기도 많다. 목적지만을 향해 달려갔다면 알 수 없고 경험해볼 수 없었던 것들을 앤은 갑자기 맞닥뜨린다. 처음에는 뒤쳐지는 일정에 거부감만 들었는데, 점점 그 속에서 여유를 찾게 된다.

그렇다, 파리는 기다릴 수 있다 (Paris can wait).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답답하게 막힌 여러가지 기회들, 그것이 재충전을 위한 가벼운 여행일 수도, 삶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취업이나 사업이었을 수도, 인생에서 한번뿐인 입학/수능/졸업 등의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평범하게 누려왔던 것들을 누군가 앗아가버린 것 같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한, 기회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다른 모습, 예상치 못한 모습, 어쩌면 원치 않았던 모습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것조차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 여행의 묘미인 것이라고, 나는 영화를 빌어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은 것 같다.

포스터가 여행을 장려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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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성비/우리나라2021. 2. 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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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순두부가 맛있다고 하는데 특별히 찾아서 먹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방문 때는 순두부 맛집을 여러 군데 미리 알아놓았다. 그 중 <송정원 순두부>를 선택한 이유는 하루에 약 4시간 반, 점심 시간만 운영하고 마친다는 공지 때문이었다. 경험상 이런 곳들은 대체로 2가지 이유 중 하나 때문에 영업 시간이 짧다. 사장님이 큰 욕심이 없으시거나, 음식에 자신이 있으시거나, 또는 둘 다 이거나. 그리고 가끔, 전혀 예상치 못하게 그냥 배짱 장사를 하는 곳이 있는데, 이건 흔치 않은 경우니 논외로 한다.

송정원 순두부 풍경 및 메뉴

먼저 <송정원 순두부>의 위치는 조금 애매하다. 불국사 근처 맛집으로 뜨지만 차로 7~10분 거리이고, 정작 거리로 들어서면 전원 주택가에 들어온 느낌이다. 그래서 음식점이 나올 때까지 혹시 인터넷에 업데이트가 안 되서 예전 주소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었다. 그러다 눈에 띄인 <송정원 순두부>는 아름답게 가꿔놓은 마당이 있는 2층 벽돌집이었는데 1층은 식당 2층은 가정집으로 운영하는 것 같았다. 1층이 식당이라고 해도 방과 거실, 주방이 있는 구조는 일반 가정집과 같다.

게장 메뉴도 맛있는지 앉아 계신 손님들이 먹고 계신 걸 봤다. 이번엔 순두부를 먹으러 왔으니 옛날 순두부와 해물 순두부 정식을 시켰다. 매일 아침에 하루에 팔 두부를 직접 제조한다고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늦게 가면 순두부 메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입구에는 그날만든 비지를 손님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었는데, 나올 때 깜빡하고 그냥 나왔다.

순두부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온 반찬 가짓수에 놀랐다. 넉넉하게 약 20여가지의  반찬이 정갈하게 담겨져 나왔는데 반찬들이 맛있다며 권하는 사장님에게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반찬은 정말 말씀 그대로 하나하나 참 맛있어서 정식 코스만 있어도 될 것 같았다. 거기에 옛날순두부는 고소하게, 해물순두부는 칼칼하게 맛을 더해주는데, 이렇게 맛있는 걸 정성스레 대접 받는 느낌의 식사가 얼마만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 기뻤다. 그래서였나. 반찬을 하나하나 먹다보니 싹싹 깨끗하게 비운 빈 그릇이 한쪽에 잔뜩 쌓였다. 왠지 뿌듯하기도 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는 나의 메세지가 주방에도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도 든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면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디저트로 식혜가 있는데, 마치 돌아가신 친할머니가 해주신 듯한 달달하고 진한 맛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여기에 나왔던 음식들, 손 맛이 가득 들은 그 맛들은 마치 시골에서 친할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같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마음이 꾹꾹 눌러 담겨진, 그런 그리움이 느껴져서 다음 경주 방문 때도 꼭 찾아갈 계획이다.

 

 

<For Your Information>

운영 시간 : 매일 10:30a.m.~3p.m. (월요일 휴무)

주소 : 경북 경주시 외동읍 괘릉길 99 (경북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 426-5)

출처 :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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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성비/우리나라2021. 2. 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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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라한셀렉트 호텔 객실도 소개했고, 더 플레이트 조식과 마켓 338 포장 메뉴 후기도 남겼으니, 이제 1~2층의 부대시설을 소개해볼까 한다. 미리 말해두지만,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사람이 많이 밀집하는 위험한 곳들은 운영을 하고 있지 않는 곳도 있었고,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해도 스스로 조심하기 위해 일부러 방문하지 않았다. 다행히 대부분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각 장소를 방문했을 때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잠시나마 마음이 놓였었다.

 

1층 포토 뮤지엄 경주 나인

1층 복도 끝에 자리한(마켓338 반대편이다) 포토 뮤지엄 경주나인은 객실 카드키를 찍어야 들어갈 수 있어서 투숙객 전용 공간으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는 곳이다. 체크아웃 전에 방문을 했는데, 각 섹션을 나누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놔서 마치 미니 사진관 같았다. 포토뮤지엄이란 이름이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고, 이런 곳을 너무 짧은 시간 방문해서 아쉬웠다. 배경이 대략 10여가지+a로 예쁜 곳도 있고, 경주 관광 명소도 있고, 힙한 느낌 나는 재밌는 곳도 있어서 다양함을 즐길 수 있었다. 나처럼 뒤늦게 방문하지 말고, 가능하면 여유롭게, 그리고 배경에 어울리는 소품이나 옷을 미리 준비해서 마치 모델처럼 한껏 즐기며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 

포토 뮤지엄 경주나인

 

1층 그로서리 샵 (& 베이커리)

그로서리에는 다양한 물품을 판다. 간식으로 빵을 사먹거나 기념일 케이크를 살만한 베이커리도 있고, 와인도 갖춰놨다. 과자, 초콜렛 같은 간식거리와 다양한 음료수와 주류도 있는데, 일반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도 간혹 있지만, 라한셀렉트만의 브랜드도 아니면서 대부분 독특하다. 마치 디자이너 브랜드들만 모아둔 편집샵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경주 또는 한국을 기념할만한 기념품도 파는데 이름, 디자인, 아이디어 등이 독특해서 구경해볼만 하다. 예를 들면 김유신 페일에일, 첨성대 에일 같은 것, 시크혜오늘, 우렁이쌀 같은 것 말이다.

그로서리 샵 & 그 안에 베이커리

 

1층 북카페

프론트 데스크 옆에 위치한 작은 북카페 위치는 아담한 느낌을 준다. 그렇게 들어섰는데, 안에서 깊게 이어진 북카페의 규모에 깜짝 놀랐다. 게다가 호숫가를 바라볼 수 있어서 전망도 좋다. 복도식 양 옆으로 책과 여러 가지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고, 들어서면 책으로 둘러싸인 큰 공간이 나온다. 편하게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있고, 피아노도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좀 더 안 쪽에는 아이들을 위한 책도 따로 있다. 원래는 이 쪽 출입구도 이용 가능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인지 정문만 출입 가능하다.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는 게 불가능해서 잠시 잠깐 들렀는데, 잘 꾸며진 북카페를 거닐기만해도 힐링이었다. 다음엔 좀 더 여유롭게, 차도 마시면서 즐기고 싶은 곳이었다.

북카페

 

2층 갤러리 : 김정대 작가 전시

2층은 1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이 협소한 느낌이 드는데 아마 지하 1층에서부터 이어지는 15m 높이의 큰 창 때문에 중간 공간이 비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건물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공간감이 살아있어서 좋은 것 같다.

여튼 소품샵 옆 길을 따라 김정대 작가 작품 전시를 하고 있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된 뒤로 전시회를 안 갔는데, 오픈된 공간에서 전시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익살스런 표정과 몸짓을 보고 있자니 더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는 곳에도 신경을 쓴 게 느껴져서,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성공적인 호캉스를 보냈던 것 같다.

1층 로비 정면 & 2층 갤러리 김정대 작가 전시

 

★ 정리 & 총평

 

항목 평가 (★★★★★) 코멘트
위치/주변 ★★★★ 보문관광단지 가장자리에 위치. 산책할 겸 도보 가능.
교통 ★★★★ 보문관광단지까지 산책할 겸 도보 가능. 차량 이동 편리.
룸 상태 ★★★★☆ 리노베이션을 해서 방이 크고 깔끔.
친절 ★★★★ 과도하지 않고 절도있게 친절함
조식 ★★★★ 메뉴 다양한 편, 사람이 많아서 정신 없음, 블라인드를 내려놔서 전망은 없음
인터넷 ★★★★★ 빠르고 끊김없음
편의시설 ★★★★☆ 식당, 포토 뮤지엄, 갤러리, 북카페 등 (수영장/사우나 미이용)
추천 ★★★★☆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 기분 내며 호캉스하고 싶으시다면 추천.

 

<For Your Information>

www.lahanhotels.com/gyeongju/experience/index.do

 

라한셀렉트 경주

2020년 03월, 호텔현대 경주가 럭셔리 브랜드 라한셀렉트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www.lahanhot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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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심비/우리나라2021. 1. 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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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는 조식과 석식 뷔페를 즐길 수 있는 <더 플레이트 (The Plate)> 외에도 유럽의 마켓 컨셉을 도입했다는 셀렉트다이닝 <마켓 338>이 있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푸드코트나 학교 카페테리아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1층 끝에 위치하고 있고 (포토나인 반대편) 조식도 먹을 수 있으면 좋은데 안타깝게도 11시 30분부터 운영을 한다. 왠지 아침 시간은 조식 뷔페 및 룸 서비스를 대응하느라고 못 하는 거 같은데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음식점은 총 7개다. 이름을 보며 알겠지만, 유명한 음식점들 위주로 꾸렸다. 2017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적 있는 전통 한식 <이십사절기>, 서울 한남동의 캐주얼 중식 <청>, 2019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적 있는 태국 음식점 <쿤쏨차이>, 산티노 솔티노스 셰프의 청담동 이탈리안 맛집 <테라13 (Terra13)>, 가로수길 일식 맛집 <유노추보>, 홍대 수제버거 맛집 <아이엠버거>, 면요리 전문점 <면주방>, 그리고 그 외에 수제 맥주집 <Lahan Pub>과 <Dessert Market>이 있다.

다양한 메뉴가 있어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들렀는데, 9시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마음이 급해졌다. 그리고 생각보다 저녁 먹고 사람이 꽤 있어서 괜히 코로나 걱정이 되어서 포장을 해가기로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룸서비스를 시킬걸 그랬다 싶긴 했다). 안타깝지만 저 많은 곳 중에 포장이 가능한 곳은 이탈리안 Terra13의 피자와 수제버거 뿐이었다. 

선택권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지만 어쨌든 디아볼라 피자와 아이어엠버거 세트를 주문했다. 피자는 주문 후 만들기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이 20분쯤 걸릴 수 있다고 들었는데 체감상 15분정도 대기했던 것 같다. 그동안 마켓338을 구경하다보니 디저트 가게도 눈에 띄어서 포장 픽업할 때 쯤 유기농 우유 아이스크림도 샀다.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인지 폴바셋 아이스크림과 같은 맛이 나는 것 같았다. 여튼 아이스크림이 녹다 보니 본 메뉴부터 디저트부터 맛있게 잘 먹었다.

피자와 햄버거의 비주얼은 가격에 비해 평범해보이는데 맛은 괜찮았다. 햄버거는 한입에 깔끔하게 먹기가 어려워서 식당 말고 숙소에서 먹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이 많진 않았지만 감자튀김이 바삭바삭해서 맛있었다. 세트 가격을 8천원이나 더 받길래 뭔가 싶었는데, 감자튀김이 맛있었으니 그러냥 하기로 했다. 디아볼라 피자는 생각보다 도우가 얇아서 당황했는데 (씬 피자였다니!), 다행히 양이 모자라진 않았다.

마켓338에서 밥 메뉴(즉, 한식/중식/일식)를 먹지 않아서 한마디로 평하긴 뭣하지만, 포장 메뉴였던 햄버거와 피자를 보았을 땐 맛은 괜찮지만 양은 적은 곳인 것 같다.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로 찾아가야할 곳인 거 같은데, 라한 호텔 숙박 예정이라면 1층에 위치했다는 장점이 매우 와닿을 것 같다. 그 외에 경주에서 서울 맛집을 간단히 맛보고 싶은 분들도 한번쯤 가볼만한 것 같다.

 

 

<For Your Information>

운영 시간 : 매일 11:30a.m.~3p.m., 5p.m.~9p.m. (일-금 7개 업장 중 2개 업장 휴무)

메뉴  참고 

market338_menu(0) (1).pdf
1.21MB

웹사이트 : lahanhotels.com/gyeongju/index.do

 

라한셀렉트 경주

2020년 03월, 호텔현대 경주가 럭셔리 브랜드 라한셀렉트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lahanhot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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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심비/우리나라2021. 1. 2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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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대 김밥 중 하나라는 경주 교리김밥을 처음 맛본지 벌써 몇년이 지났다. 그사이 교리김밥은 본점 위치를 옮겼고 경주내에 지점도 몇개 생겼고 더욱 더 유명해졌다. 그리고 유명해진 만큼 평도 다양해졌다. 맛에 대한 평, 서비스에 대한 평, 대기줄에 대한 평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찾아간 경주에서 나는 숙소 근처의 보문점을 다시 찾아갔다. 

 

지점이 많아져서 더 편해요

처음 경주 교리김밥을 먹으러 갔을 땐 더운 여름이었는데 그 땡볕에서 40분 가량 줄을 서서 겨우 김밥 두어줄을 포장해갈 수 있었다. 그마저도 원래 계획대로 잔치국수를 먹으려고 했다면 1시간이 훌쩍 넘었을 것이다. 너무 더운 날씨에, 그리고 음식점 공간이 협소해서인지 도통 줄어들지 않는 대기줄에 지쳐서 중도 포기해버렸다. 잔뜩 지쳐서 교리김밥 하나를 집어먹는데, 먹자마자 몇 줄 더 사올걸 후회했다. 더운 여름 날씨에 쉴 새도 없이 내가 다 먹어버릴 수 있었을 것 같은 맛이었다.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인기에 힘입어서 이젠 지점이 많이 생겼다. 개인적으론 예전 본점, 봉황대점, 그리고 보문점까지 총 3군데를 가보았다. 새로 옮긴 본점을 아직 못 가봐서 비교하긴 그렇지만, 숙박 시설이 많은 보문관광단지에 자리한 보문점은 접근성이 꽤 좋은 것 같다. 코모도 호텔 바로 옆이라 주차장도 넉넉하고 내부도 깔끔하다. 게다가 지점이 많아져서 그런지, 아니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다들 포장만 해가셔서 그런지, 보문점에 가보니 대기 줄이 없었다. 그래서 원래는 나도 포장하려다가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여기서 앉아서 먹어보려나 싶어서 자리를 잡기로 했다. 그리고 더 큰 이유는 잔치국수가 포장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왼쪽 : 경주 교리김밥 보문점, 오른쪽 : 예전 경주 교리김밥 본점

 

교리김밥과 잔치국수는 찰떡궁합!

오랜만에 맛 본 교리김밥은 어땠을까. 매번 포장해서 먹었을 때도 맛있었는데, 앉아서 먹으니 더 맛있는 기분이다. 교리김밥의 가장 큰 특징은 김밥 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드럽게 잘 썰린 계란 지단이다. 이때문에 종종 김밥이 짜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 짭짤한 맛이 좋아서 교리김밥을 먹기 때문에 그건 문제가 안 됐다. 참고로 교리김밥은 기본 2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자리에 앉아서 먹을 수 있으니 잔치국수도 함께 먹기로 했다. 그래서 생각보다 좀 기다려야했지만, 뜨끈뜨끈한 잔치국수를 보니 잘 기다렸다 싶었다. 게다가 추운 겨울에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잔치국수 국물이 정말 끝내줬다. 아마 멸치 육수였던 거 같은데, 최근에 먹은 잔치국수 중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김밥이랑 잘 어울리는 것은 물론, 김밥의 짠 맛도 조금 덜 느껴졌다. 만약 짠 맛이 신경 쓰이신다면 잔치국수를 같이 맛보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나도 가능하면 자리에 앉아서, 잔치국수와 교리김밥을 같이 시켜먹고 싶다.

사람이 하는 음식인지라, 그리고 인기 많은 맛집인지라, 바쁠 때는 정성이 좀 들쑥날쑥하는 것 같다. 이런 걸 감수할 수 있다면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혹시 모른다. 나처럼 경주 교리김밥에 빠져서 경주에 갈 때마다 꼭 들르게 될지.

 

<For Your Information>

보문점 운영 시간 : 매일 8:30a.m.~7p.m. (화요일 휴무)

주소 : 경북 경주시 보문로 424-11 (지번 : 신평동 375-1)

출처 :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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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심비/우리나라2021. 1. 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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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라한셀렉트 호텔 조식은 지하 1층 더 플레이트 (The Plate)에서 제공되는데 저녁에는 석식 뷔페도 운영한다고 한다. 조식은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가격은 성인 3만 8천원, 소인은 2만 3천원이다. 석식은 지금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주말에만 2부제로 운영하는 듯 하다.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전면에 15m의 큰 창들과 좌석 위 높은 천장으로 인해 공간 자체는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강렬한 햇빛 때문에 블라인드를 다 내려놓아서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던 보문호수 전망을 파노라막뷰로 즐길 수가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블라인드를 올릴까 했는데, 조식 운영 시간이 끝날 때까지 결국 블라인드는 올라가지 않았다. 

더 플레이트

뷔페 종류는 양식과 한식이 잘 섞여있다. 하기 사진은 1/2 또는 1/3 정도만 사진으로 남긴 것이고 실제로 사진은 남기지 못 했지만 연어 샐러드를 포함한 각종 샐러드, 식빵과 프렌치 토스트 등의 빵, 아침이라 맛보지 않았지만 고기 종류, 주스, 우유, 커피 등 음료 등등이 있었다.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음식은 계란과 쌀국수 정도였다. 

생각보다 한식 반찬이 많아서 좋았고, 빵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거나 과일 정도가 디저트류의 전부라는 게 좀 아쉬웠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긴 했다. 

조식

가장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쌀국수다. 소스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맞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국물이 시원해서 좋았다. 전날 술을 마셨던 것도 아닌데 마치 숙취 해소가 되는 느낌이랄까. 아침에 속을 다스릴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숙박에 포함되는 게 아니라 추가로 조식 가격을 지불해야한다면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는지는 조금 의문이다. 마켓338이 일찍 연다면 그 곳 조식이 더 나을 것 같은데 11시 30분부터 오픈한다. 아침에 다른 식당을 찾아가긴 귀찮고, 뷔페는 끌리지 않는다면, 차라리 룸서비스나 1층 그로서리 편집숍에서 간단하게 빵을 사먹는 게 나을수도 있을 것 같다.

 

★ 정리 & 총평

 

항목 평가 (★★★★★) 코멘트
위치/주변 ★★★★ 보문관광단지 가장자리에 위치. 산책할 겸 도보 가능.
교통 ★★★★ 보문관광단지까지 산책할 겸 도보 가능. 차량 이동 편리.
룸 상태 ★★★★☆ 리노베이션을 해서 방이 크고 깔끔.
친절 ★★★★ 과도하지 않고 절도있게 친절함
조식 ★★★★ 메뉴 다양한 편, 사람이 많아서 정신 없음, 블라인드를 내려놔서 전망은 없음
인터넷 ★★★★★ 빠르고 끊김없음
편의시설 ★★★★☆ 식당, 포토 뮤지엄, 갤러리, 북카페 등 (수영장/사우나 미이용)
추천 ★★★★☆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 기분 내며 호캉스하고 싶으시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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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기 / 후기 / 에세이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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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심비/우리나라2021. 1. 2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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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보문호수 호텔라인 가장자리 (구. 현대호텔 경주)

예전 현대호텔이 리노베이션 후 2020년 3월에 라한셀렉트 호텔로 재개관했다. 보문호수를 끼고 있는 자리지만 개인적으론 보문관광단지에서 도보로는 조금 먼, 애매한 거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날이 좋은 봄/여름/가을에는 호숫가를 산책하며 왔다갔다하기 좋겠지만, 겨울 아침/밤엔 아무래도 좀 꺼려질 것 같다. 물론 자동차로는 금방이니 이런 궁시렁이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튼 그래서인지 호텔 내부에 먹거리와 놀거리를 적절하게 갖추어 두었다 (별도 포스팅 예정).

출처 : 네이버 지도

 

룸 타입 : 레이크뷰, 디럭스 트윈 (방 1개 - 더블1 싱글1, 화장실 1개, 테라스)

레이크뷰는 마운틴뷰에 비해 추가 금액을 내야한다. 그래도 기왕 보문호수 옆의 호텔에 묶는 거니까 가능하다면 추가 금액을 내고 호수 전망을 즐기길 추천한다. 사진에서 보듯이, 시원하게 뚫린 창문으로 파란 호수와 하늘을 바라보는 기분이 꽤 괜찮았다. 그렇게 해가 지는 하늘도 보고 해가 뜨는 하늘도 바라보았다. 게다가 깜깜한 저녁에는 소소한 야경도 볼 수 있으니 심심하지 않다. 전망이 조금 치우치긴 했지만 추가 금액이 아깝지 않았던, 여러모로 만족했던 전망이었다.

디럭스 트윈 룸 중 일부는 욕조가 있다. 코로나 때문에 수영장과 사우나를 이용하지 않을 계획이라 일부러 욕조있는 방을 요청했다. 그래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방이 엘리베이터에서 꽤 먼 끝방이었고, 그래서 전망이 조금 치우치는 느낌이 들긴 했다. 나는 욕조에 만족해서 상관 없었지만, 전망이 더 중요하다면 체크인 전에 호텔에 문의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칫솔 치약을 포함한 기본적인 어메니티가 갖춰져 있는데 "라한셀렉트"로 별도 이름을 붙일 만큼 럭셔리를 추구하고 5성급 등급을 받은 것에 비해선 조금 아쉽긴 하다. 

예전 호텔을 리노베이션 해서 그런지 복도의 천장이 생각보다 낮아서 걱정했는데 방의 천장은 다행히 괜찮은데다가 크기가 생각보다 컸다. 넓어서 그런지 가구가 있었음에도 뭔가 비어있는 듯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마치 방이 넓은 미국 호텔 느낌이었다. 일반적인 우리나라 호텔 트윈룸은 2인이 기본이고 휴대용 침대 추가 옵션으로 최대 3인이 가능한데 라한셀렉트는 크기가 넉넉해서인지 기본 인원이 3인이고 최대 4인까지도 숙박 가능하다. 재개관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지라 가구와 시설은 깔끔했고 벽에 걸린 추상화 그림들이 라한셀렉트만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같아 좋았다.

침대는 더블베드 2개가 아니라 더블 1개, 싱글 1개의 구조였는데, 살짝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슈퍼싱글 2개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잘 잤다. 콘센트는 책상 위에도 있고 침대 양 사이드에도 있는데 가져간 기기가 휴대폰 하나라면 충분하겠지만 마침 호캉스를 위해 기기를 여러가지 들고 간지라 조금 모자랐다. 많다고 생각하면 많고, 적다고 생각하면 적은 듯. 커피와 차 외에도 미니 냉장고에 물과 탄산수가 준비되어있었고 대신 다른 미니바 메뉴는 없었다. 

 

★ 정리 & 총평

 

항목 평가 (★★★★★) 코멘트
위치/주변 ★★★★ 보문관광단지 가장자리에 위치. 산책할 겸 도보 가능.
교통 ★★★★ 보문관광단지까지 산책할 겸 도보 가능. 차량 이동 편리.
룸 상태 ★★★★☆ 리노베이션을 해서 방이 크고 깔끔.
친절 ★★★★ 과도하지 않고 절도있게 친절함
조식 ★★★★ 메뉴 다양한 편, 사람이 많아서 정신 없음, 블라인드를 내려놔서 전망은 없음
인터넷 ★★★★★ 빠르고 끊김없음
편의시설 ★★★★☆ 식당, 포토 뮤지엄, 갤러리, 북카페 등 (수영장/사우나 미이용)
추천 ★★★★☆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 기분 내며 호캉스하고 싶으시다면 추천.

 

 

<For Your Information>

웹사이트 : www.lahanhotels.com/gyeongju/index.do

 

라한셀렉트 경주

2020년 03월, 호텔현대 경주가 럭셔리 브랜드 라한셀렉트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www.lahanhot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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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성비/우리나라2021. 1. 1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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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삼성 영덕연수원 힐링여행, 마지막으로 연수원 편의시설과 주변을 산책하며 얻은 풍경을 나눠보고자 한다. 안타깝지만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몇몇 편의시설은 이용 불가였다. 예를 들면, 헬스장, 사우나도 미운영이었고, 칠보산 가는 산책로도 공사중이었다. 게다가 함께 모여서 하는 요가 클래스도 있다고 들었는데, 요샌 각 객실에서 영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언젠가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카페 더 블루 (The Blue) & 편의점

식당에선 커피를 제공하지 않기에 식사 후엔 자연스럽게 카페 더 블루 (The Blue)로 향하게 된다. 오전에 약 1시간 가량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시간을 잘 알아둬서 커피 타임을 놓치지 말자. 바로 옆에는 무인 편의점이 있어서 간식과 생필품을 살 수 있다.

왼쪽 아래 : 편의점 입구, 그 외 : 카페 더 블루 (The Blue)

 

(실내) 북 카페

북 카페가 입구부터 아기자기하게 이뻤는데, 특히 계단을 보는 순간 너무 내 취향이라서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이런 곳에서 뒹굴뒹굴 뛰놀며 책을 읽고 하늘을 바라보면 없던 상상력도 뛰쳐나올 것 같다. 진심으로 집에 이런 공간을 만들어놓고 싶어졌다.

북카페 & (오른쪽 위) 세미나실

 

세미나실

세미나실은 아마 임직원 교육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가족 여행객은 특별히 사용할 일이 없지만 혹시 초청 공연 같은 걸 하면 참 좋을 것 같았다. 소리가 적절하게 잘 울리는 것 같아서 그랜드 피아노 소리도 듣고 싶었고. 창문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도 시원스러워서 (혹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 결혼식장을 가보셨다면, 분수대가 보이는 풍경과 비슷하다고 상상하시면 될 것 같다) 여기만 바라봐도 좋겠다 싶었다.

 

야외 도서관 & 텃밭 & 족욕장

연수원 출입구 가까이에는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족욕장과 야외 도서관이 있다. 족욕장 옆엔 지압할 수 있는 길이 있어서 발의 피로를 풀기 좋지만, 생각보다 아프니 마음 단단히 먹고 걸으시길 바란다. 그리고 야외 도서관은 원래 잠궈두는지, 아니면 클래스가 있을 때만 열어두는지 잘 모르겠지만, 안이 어떨지 궁금한 비주얼이었다. 텃밭은 이 추위에도 무언가 자라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옆에 자리한 썬베드에 앉아있으니, 생각보다 양지 바른 곳이어서 멍 때리고 잠들기 참 좋았다.

야외 도서관 & 텃밭

 

연수원 주변 산책

칠보산 가는 길 입구 & 주변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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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심비/아시아2021. 1. 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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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방문한 음식점들은 대체로 다 맛있었다. 심지어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찾아간 음식점도 그랬는데 뿔레 (Poulet)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쇼핑센터 중 하나인 래플스 시티 (Raffles City)에서 이리저리 떠돌다 어느새 밥 먹을 시간이 되었다. 테이크 아웃 가게마다 긴 줄이 서 있어서 잠시 고민했지만, 조금 색다른 음식이 먹고 싶어서 레스토랑 구역을 찾아가 발견한 곳이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니 싱가포르에 총 5개 지점이 있다고 하고 (21년 1분기에 1개 더 오픈 예정) 예약은 불가능하다고 하니 가까운 곳을 방문하면 될 것 같다.

싱가포르에서 맛보는 캐주얼 프렌치 음식은 어떨까. 한국은 프렌치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흔치 않다보니 이렇게 여행 중에 발견한 음식점이 반가웠다. 메뉴판을 보니 생각보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많아서 고민을 좀 했다. 음식점의 대표 메뉴랄 수 있는 로스트 치킨, 동명의 애니메이션 영화 덕분에 왠지 익숙한 요리 라따뚜이 (Ratatouille),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 고기종류였다.

치킨은 당연히 맛있었는데, 프렌치 로스트가 다른 치킨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요리법이 다르겠지만, 그냥 원래 맛있는 치킨을 좀 고급스럽게 먹은 느낌이었다. 다른 고기도 마찬가지였는데, 대신 같이 나온 소스가 각각 고기와 잘 어울려서 기억에 남는다. 반면 라따뚜이는 역시 시키길 잘 했다며 매우 만족한 메뉴였다. 라따뚜이를 맛 보고 나서야 좀 더 프렌치 음식다운걸 시킬걸 그랬다(예를 들면, 에스카고르 Escargot나 프렌치 어니언 수프같은 메뉴 말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프렌치 음식이 익숙하지 않다면 나처럼 무난한 메뉴를 시켜도 괜찮지만, 싱가포르의 캐주얼 프렌치 음식이 맛보고 싶다면 좀 더 다양한 메뉴를 시켜보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길 추천한다.

이러나저러나 기억에 남는 음식점이라서 다시 싱가포르를 찾게 되면 가보려고 했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부디 그때까지 래플스 시티처럼 찾아가기 편한 곳에 이 음식점이 남아있길 바라고 있다. 

 

 

<For Your Information>

운영 시간 : 매일 11:30a.m.-10p.m. (모든 지점 동일)

웹사이트 (레스토랑 지점 정보로 연결) : www.poulet.com.sg/restaurants/

 

Restaurants - Poulet

Bugis+ 201 Victoria Street #04-12 Singapore 188067 Tel: 6509 9411 Business Hours: Daily: 11.30am to 10pm Raffles City 252 North Bridge Road #B1-65/66

www.poulet.co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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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낭만에 대하여2021. 1. 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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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겨울의 이미지는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다고 일본에 살아봤던 것도 아니고, 겨울에 일본 여행을 자주 갔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자라던 시절 내내 살았던 곳들은 겨울이면 눈이 한번 올까말까한 곳들이었고, 철이 들어서 몇 년간은 겨울이면 쌓인 눈이 봄까지 녹지 않는 곳에 산 적도 있어서 눈이 지겨워졌을 정도이니, 겨울이면 그런 곳들이 떠올라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겨울이면 일본이 생각난다. 그 시작이 어디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게 '겨울'의 이미지를 각인 시킨 것은 내가 살았던 곳도, 내가 여행갔던 곳도, 내가 가봤던 스키장도, 자고 일어나면 보곤 했던 눈이 덮여있던 마당도, 미끄러웠던 골목길도, 꽁꽁 얼은 호숫가도 아니었다. 조금 엉뚱하겠지만 내게 겨울 이미지, 겨울 감성, 겨울의 멋을 알려준 영화는 오래된 일본 영화 "러브레터(Love Letter)"이다.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

겨울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영화.

"러브레터"는 와타나베 히로코가 눈밭에 누워 숨을 참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곧이어 연인이었던 후지이 이츠키의 추모식 장면이 이어진다. 추모식 후, 우연히 중학교 졸업 앨범에서 그의 이름과 주소를 찾아낸 히로코는 그리운 마음을 담아 그의 옛주소로 안부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절대 올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답장을 받게 되어 매우 놀라는데, 알고보니 이츠키가 다녔던 중학교의 동명이인이었던 동창생, 도서관 사서 후지이 이츠키에게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이런 우연으로 둘은 편지를 주고 받게 되고 그러면서 과거의 후지이 이츠키와의 추억을 나누는 것은 물론, 그들이 알지 못했던 이츠키의 비밀도 알게 된다.

와타나베 히로코가 등장한 첫 장면부터, 한국에서 "お元気ですか、私は元気です! (오껭키데스카, 와따시와 껭키데스 :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요)"를 유행시켰던 명장면이 나온 설원, 후지이 이츠키가 살고 있는 눈이 많이 오는 오타루까지, 영화에서는 시리도록 아름다운 하얀 겨울 풍경을 계속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나간 사람과 잊혀졌던 추억과 전하지 못 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겨울 풍경 위에 담담하게 그려내면서 겨울의 이미지가 영화와 함께 더욱 더 깨끗하고 맑게 기억에 남게 된 것 같다.

<러브레터> 포스터

그래서 마침내 오타루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부푼 꿈을 안고 갔었다. 도시 전체에서 영화 "러브레터"를 느낄 것이라 예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정작 일본에서는 흥행하지 않았던 영화라는 걸 깜빡했다. 그보다 오타루는 오르골로, 디저트로, 그리고 운하로 유명했고 그래서 나의 여정은 유명한 오르골당을 구경하고 걷기부터 시작했다. 상상했던 겨울의 도시 오타루답게 전날 내렸던 눈으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리고 운하에 도착하니 어느새 내 머리위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오는 건 반가웠지만, 눈속에서 뚜벅이로 몇시간을 다니는 건 아무래도 지치는 일이다. 오타루에서 하룻밤을 잤어야 일정이 넉넉했을텐데, 삿포로에 숙소를 잡아둔 과거의 나의 결정에 아쉬움을 느끼며, 기차가 가득 차기 전에 돌아가기 위해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그렇게 나의 첫 오타루 방문은 싱겁게 끝났다. 아쉬운 마음에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보니 오랜 세월이 지나 많이 바뀌어버린 러브레터 촬영지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이츠키의 집은 전소되어 집터만 남아있다고 한다). 미리 철저히 공부하지 않는다면, 왠지 다시 가더라도 그 때 그 장면을 찾아낼 수도, 느낄수도 없을 것 같다. 그래도 한편으론 눈 오는 오타루를 봤으니 그것만으로도 좋다 싶다. 눈이 가득 쌓인 오타와에서 자전거를 타고 걷고 뛰었던 후지이 이츠키처럼, 그런 오타와를 한달음에 달려갔던 와타나베 히로코처럼, 누군가를 떠올리며 나도 그 곳에 있었으니까. 생각과는 달랐던 오타와였는데, 그래도 여전히 영화에 대한 나의 애정은, 일본의 겨울 풍경에 대한 나의 감성은 아직 내 마음에 남아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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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가성비/우리나라2021. 1. 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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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까지 갔으니 당연히 '영덕 대게'를 먹긴 먹었지만,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가능한한 외식을 자제하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실내에서 취사는 불가능하기에 연수원 카페테리아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다. 마침 삼성 영덕연수원에서는 조식뿐만 아니라 석식도 미리 신청하면 먹을 수 있다고 들어서 2박 3일동안 총 4끼(조식 2번, 석식 2번)를 먹었던 후기를 남겨본다.

 

사회적 거리두기 & 위생

영덕연수원에 입장할 때도 그랬는데, 식당은 더더욱 철저하게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에 신경쓰는 듯 했다. 가족 단위로 줄을 서는데 바닥에 스티커를 붙여 거리 2m를 지키게 했고, 한 사람씩 발열 체크를 해야 입장 가능하고, 입장 시부터 위생장갑을 껴야한다. 식사할 때는 미착용해도 되지만, 음식을 가지러 갈 때는 무조건 위생장갑을 껴야해서 테이블마다 위생장갑이 구비되어 있다. 식사 자리는 8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2개당 한 가족씩만 앉게 해서 가족끼리 대화하기도, 식사하기도 편했다.

 

가격

조식의 경우 1박당 기본 2인 무료 제공이고 추가는 인당 5천원이다.

석식은 내가 방문했을 땐 코로나 때문인지 총 25팀정도만 신청을 받고 있었고, 인당 6천원씩이었다. 그 외에 스페셜 메뉴 3가지가 있다. 모두 현장에서 결제하면 된다. 

 

조식

기본적으로 뷔페식인데 한식 메뉴와 양식 메뉴가 적절히 섞여있는데 상대적으로 양식 메뉴가 조금 부실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일단 빵 종류가 식빵과 모닝빵 2가지, 시리얼도 2가지인데 2번을 먹어본 결과, 매일매일 종류가 변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달이 바뀌면 변할 수도 있지만 그건 논외로 하기로 하자). 그리고 치명적인 단점, 커피를 제공하지 않는다. 식당 맞은편에 카페가 있으니 사서 먹으라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모닝 커피가 없으니 더욱 더 양식 조식이 안 넘어가는 듯 했다.

반면에 한식 조식은 국 종류, 주반찬(고기 종류), 나물반찬이 매일 바뀌어서 좋다. 조금 안타까운 것은 조식이든 석식이든 돼지고기 메뉴는 고기 잡내가 조금 나는 편이었다. 내가 돼지고기엔 조금 예민한 편이라서 더 그럴수도 있는데, 나처럼 민감하신 분들은 참고차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다.

한식 조식 메뉴의 시그니쳐는 매일 제공하는 숭늉인 것 같다. 어찌나 구수한지, 아침에 따뜻한 숭늉 한잔 마시면 속이 훅 풀리는 느낌이다. 커피 대신 숭늉을 음미하며 하루를 차분하게 시작하는 기분이, 영덕연수원과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

 

석식

석식은 원래 1끼만 먹으려다가 외식 자제를 위해 2끼를 신청했는데 결과적으론 잘한 것 같다. 영덕영수원 이 산 속에 위치해 있어서 뭔가를 사먹으려면 나가야하 하는데다가 (배달 음식은 시도해보지 않았다) 시골이라서 음식점도 일찍 영업을 마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해가 긴 여름이면 조금 아쉬웠을지도 모르겠지만, 가을/겨울엔 해가 일찍 지니까 주변 관광을 하고 들어와서 저녁 먹는 일정이 딱 적당했던 것 같다.

첫 끼는 기본 뷔페 메뉴만 먹고 두번째엔 스페셜 메뉴도 추가해서 먹었다. 스페셜 메뉴는 뷔페를 기본으로 결제하고 추가로 결제 가능한 메뉴들인데 삼겹살(2인분 기본), 돈까스, 새우튀김 3종류이다. 한정수량이라서 6시 10분쯤 저녁을 먹으러 가자마자 주문을 했는데, 내가 주문했을 때 주문 번호가 6번이었다. 뷔페로 양이 충분했던지 예상보다 적은 사람이 스페셜 메뉴를 시켰던 것 같다. 언제 여길 다시 오겠나 싶어서 원래 3개를 다 시켜보려고 했는데 점심에 대게를 너무 많이 먹었던지라 돈까스와 새우튀김만 추가했다.

새우튀김은 통통한 새우가 들어가 씹히는 맛이 있었고, 돈까스는 똑같은 튀김인데도 불구하고 고기가 상대적으로 퍽퍽해서인지 별로였던 것 같다.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새우튀김만 시켜먹을 것 같다. 그 외에 석식 뷔페는 조식보다 반찬 가짓수가 몇 개 더 많다. 영덕에 특별히 맛집 탐방을 하지 않는다면 영덕연수원 석식도 가성비 좋은 식사로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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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카테고리 없음2021. 1. 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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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습니다 (라기엔 벌써 1월 4일이지만요). 

각자 사정은 달랐겠지만, 여행 블로거 입장에서는 꽤 힘겨웠던 2020년을 보냈습니다.

아직 변한 건 없지만, 그래도 새로운 한 해는 더 나을 거라는 희망을 안고 시작해봅니다.

2021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지안 Wise I's 드림

아난티 코브 객실에서 찍은 일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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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
취향의 발견2020. 12. 3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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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국에 전국적으로 첫 눈이 왔다. 자고 일어났더니 하얀 세상에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져 배시시 웃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옴짝달싹 못 하고 심지어 사우나나 목욕탕 방문도 힘든 일년을 보낸 지금은 너무 먼 옛날 이야기같이 들리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 다가오면 으례 온천 여행을 가야겠구나 생각했었다.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많은 액티비티와 풍경이 있겠지만, 한동안 내 마음을 사로 잡았던 건 '야외에서 눈을 바라보거나 맞으면서 노천 온천을 즐기는 유키미부로(雪見風呂, 설견풍여)' 여행이었다. 한국에 눈이 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노천 온천을 할 만한 곳이 흔치 않았던 지라, 처음 그 로망을 실현했던 곳은 일본 홋카이도였다. 

원래 계획했던 삿포로를 관광하는 일정에 온천을 추가한 거라 개인 욕실이 있는 료칸 대신 대욕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삿포로시 근처에도 좋은 온천지들이 있었지만, 조금 특이한 곳에 가고 싶어서 알아본 곳이 삿포로에서 버스 타고 약 1시간 거리의 치토세(Chitose)에 위치한 "마루코마 료칸(Marukoma Onsen Ryokan)"이었다.

출처 : 마루코마 공식 홈페이지

이 료칸의 온천은 시코쿠 호수(Lake Shikotsu)와 접해있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대욕장과 호수와 산을 바라볼 수 있는 노천 온천도 있지만, 호숫가 바로 옆에 호수 바닥에서 올라오는 온천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돌담으로 호수와 구분을 지어 만들어 놓은 노천 온천도 있다. 일본에서도 20여군데 밖에 없는 자연 온천이라길래 이게 궁금해서 굳이 치토세를 찾아갔었다. 자연 온천이라라더니 온천탕의 높낮이는 호수 수면 높이와 비슷해서 1년동안 시기에 따라 계속 변한다. 그래서인지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현재 온천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설명해놓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겨울에는 수면 높이가 낮아진다. 

대욕장과 붙어있는 노천 온천과 달리 호숫가 있는 노천 온천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야외다. 물론 길이 나 있긴 하지만 야외라서 혹시나 누가 지켜보지 않을까 살짝 당황스럽다. 그래도 이 산골짜기에 누가 굳이 오겠는가 싶은 마음에 용기를 갖고 후다닥 호숫가로 다가갔다. 짧은 길이었지만 겨울의 추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바람이 불었다. 그런 숲길을 거쳐 온천에 몸을 담그면 머리는 차갑지만 몸은 뜨끈한 온천의 정석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생각해보니 노천 온천도 어찌보면 호수에 몸을 담그는 건데 일단 몸을 담그고 나면 걱정이 덜 되는 건 왜일까). 그리고 눈을 들어 앞을 바라보면 내 앞의 호수는 얼어있고 산과 들판엔 하얗게 눈이 쌓여있다. 물아일체(物我一體)랄까. 노천 온천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자연이 준 것을 누리다보면 자연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호숫가 옆의 노천 온천

실내 욕탕 안에는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없어서 안타깝게도 사진은 남기지 못했는데 (그리고 거의 항상 사람이 있다) 일부 개념없는 중국인들이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어찌나 찍어대던지, 눈살이 찌푸려졌었다. 그렇다고 나도 똑같이 매너없이 굴고 싶진 않아서 욕탕 사진은 남기지 않았다. 다만 아침에 개장 전에 홀로 노천 온천에 갈 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몇장 남겼다. 그리고 나머지 다른 계절 사진은 홈페이지 사진을 들고 왔다. 이렇게 호수 옆에서 바라본 풍경도 좋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았기에 사진이 없는 게 조금 아쉬울 만도 하지만 그래도 그냥 눈으로, 마음으로 시코쿠 호수와 마루코마 온천을 담아왔음에도 겨울이면 이렇게 생생하게 떠오르는 걸 보면, 예의를 지키길 잘 했다 싶다.

언젠가 이 시기가 지나고 다시 겨울이 오면 눈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고 싶다.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도는 곳은 일본 소설 <설국 雪國 : 유키구니>의 배경이라는 니가타(新潟)현이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도 방사능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은 곳이라 과연 죽기 전에 갈 수 있을까 싶긴 하다. 그래도 겨울이면 떠오르는 <설국>의 유명한 문장은 끊임없이 나를 유혹하지 않을까 싶다. 그 아름다운 문장에 이끌려 <설국>을 시작하지만 내용이 내 취향이 아닌지라 매번 초반만 읽고 손 놓곤 했었다. 집에 있는 게 가장 좋은 올 겨울엔 <설국>을 끝까지 다 읽으면서 예전 여행들을 추억하며 보내야겠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면 설국(雪國)이었다. 밤의 끝자락은 이미 하얘졌다.'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옮긴이 김진욱)

 

 

<For Your Information>

웹사이트 (※ 구글 번역을 활용하세요) : www.marukoma.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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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