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우리나라2021. 2. 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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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순두부가 맛있다고 하는데 특별히 찾아서 먹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방문 때는 순두부 맛집을 여러 군데 미리 알아놓았다. 그 중 <송정원 순두부>를 선택한 이유는 하루에 약 4시간 반, 점심 시간만 운영하고 마친다는 공지 때문이었다. 경험상 이런 곳들은 대체로 2가지 이유 중 하나 때문에 영업 시간이 짧다. 사장님이 큰 욕심이 없으시거나, 음식에 자신이 있으시거나, 또는 둘 다 이거나. 그리고 가끔, 전혀 예상치 못하게 그냥 배짱 장사를 하는 곳이 있는데, 이건 흔치 않은 경우니 논외로 한다.

송정원 순두부 풍경 및 메뉴

먼저 <송정원 순두부>의 위치는 조금 애매하다. 불국사 근처 맛집으로 뜨지만 차로 7~10분 거리이고, 정작 거리로 들어서면 전원 주택가에 들어온 느낌이다. 그래서 음식점이 나올 때까지 혹시 인터넷에 업데이트가 안 되서 예전 주소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었다. 그러다 눈에 띄인 <송정원 순두부>는 아름답게 가꿔놓은 마당이 있는 2층 벽돌집이었는데 1층은 식당 2층은 가정집으로 운영하는 것 같았다. 1층이 식당이라고 해도 방과 거실, 주방이 있는 구조는 일반 가정집과 같다.

게장 메뉴도 맛있는지 앉아 계신 손님들이 먹고 계신 걸 봤다. 이번엔 순두부를 먹으러 왔으니 옛날 순두부와 해물 순두부 정식을 시켰다. 매일 아침에 하루에 팔 두부를 직접 제조한다고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늦게 가면 순두부 메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입구에는 그날만든 비지를 손님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었는데, 나올 때 깜빡하고 그냥 나왔다.

순두부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온 반찬 가짓수에 놀랐다. 넉넉하게 약 20여가지의  반찬이 정갈하게 담겨져 나왔는데 반찬들이 맛있다며 권하는 사장님에게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반찬은 정말 말씀 그대로 하나하나 참 맛있어서 정식 코스만 있어도 될 것 같았다. 거기에 옛날순두부는 고소하게, 해물순두부는 칼칼하게 맛을 더해주는데, 이렇게 맛있는 걸 정성스레 대접 받는 느낌의 식사가 얼마만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 기뻤다. 그래서였나. 반찬을 하나하나 먹다보니 싹싹 깨끗하게 비운 빈 그릇이 한쪽에 잔뜩 쌓였다. 왠지 뿌듯하기도 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는 나의 메세지가 주방에도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도 든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면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디저트로 식혜가 있는데, 마치 돌아가신 친할머니가 해주신 듯한 달달하고 진한 맛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여기에 나왔던 음식들, 손 맛이 가득 들은 그 맛들은 마치 시골에서 친할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같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마음이 꾹꾹 눌러 담겨진, 그런 그리움이 느껴져서 다음 경주 방문 때도 꼭 찾아갈 계획이다.

 

 

<For Your Information>

운영 시간 : 매일 10:30a.m.~3p.m. (월요일 휴무)

주소 : 경북 경주시 외동읍 괘릉길 99 (경북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 426-5)

출처 :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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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