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우리나라2020. 7. 2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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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신라 유적지가 많아서 밤이면 고요하게 어둠이 흐를 것 같지만, 의외로 유적지와 어울리는 조명이 켜지면서 낮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야경 명소들이 있는 도시다. 게다가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 건물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도시의 번쩍번쩍한 네온사인과 고층 건물이 보여주는 야경과 달라서, 나는 경주의 밤을 거니는 것을 좋아한다.

 

1. 보문호수 산책로

숙소가 보문호수 근처라면 접근성이 매우 좋다. 호수와 호텔 사이에 이어지는 산책로는 낮에도 좋지만, 밤에는 다양한 조명이 자리하고 있어서 가족들에게도 연인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호텔에서도 조경과 어울리는 조명을 밝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앉아서 차를 즐기기 좋은 카페도 있다. 그래서 추천 코스는 힐튼호텔~라한셀렉트 사이다.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인적도 드물고 가로등만 불을 밝히고 있어서 밤에 걷기엔 조금 심심한 것 같다.

왼쪽 출처 : 네이버 지도, 오른쪽 : 산책로

 

2. 동궁과 월지 (구. 안압지)

주소 : 경북 경주시 원화로 102 안압지 (지번 : 인왕동 517)

낮과 밤이 확연히 다른 유적지 중 한 곳이 바로 이 동궁과 월지(구. 안압지)가 아닐까 싶다. 일단, 낮에 방문하는 것은 비추천한다. 특히 여름에. 덥고, 밤에 비해 웅장함이 반감된다. 반면, 이미 낮에 방문하여 실망하셨다면 꼭 밤에 가보았으면 좋겠다. 단촐해보였던 낮의 그 건물이 밤에는 노오란 불빛과 함께 반짝반짝 빛난다. 그리고 쨍한 햇빛과 함께 낮에 그저 덥기만 했던 기나긴 산책로가 동궁과 월지의 매력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길이 되어 좋아진다.

다만, 여름밤이나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등 떠밀리듯 산책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동궁과 월지

 

3. 첨성대

주소 : 경북 경주시 인왕동 839-1

동궁과 월지에서 걸어나오면 공원이 보이는데 왼쪽으로 가면 경주 월성, 오른쪽으로 가면 첨성대다. 개인적으론 월성보다 첨성대를 추천하는데, 월성에 가면 살짝 높은 곳에서 경주를 볼 순 있지만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가야하는 노력에 비해 월성 자체의 야경이 심심하다. 첨성대는 평지에 있고, 동궁과 월지에서 넉넉잡아 도보로 15분정도, 차로는 3분정도면 도착한다.

초등학생 때 처음 첨성대를 봤을 때 교과서에서 보던 사진에 비해, 그리고 이 건물이 주는 의미에 비해 그 크기가 참 아담해서 놀랐다. 그렇게 귀여운(?) 건물로 기억하고 있던 첨성대는 항상 낮에만 봤었는데, 처음으로 밤에 찾아간 첨성대는 고른 평지에서 혼자 우뚝 솟아 반짝거리고 있었다. 처음으로 아, 이 곳이 별을 보던 곳이 맞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낮에는 몰랐던 그 의미를, 밤에 깨닫게 된 곳이 첨성대이다.

첨성대

 

4. 월정교 (& 교촌한옥마을)

주소 : 경북 경주시 교동 274

월정교는 2018년 4월에 복원 완료한 통일신라시대 교량으로 아마 경주에서 가장 최근에 생긴 야경 명소일 것이다 (사진은 다리 양 끝의 문루를 한창 만들고 있던 2017년에 찍었다. 2개의 문루가 완성된 현재의 야경은 더 화려한데 개인적으론 문루가 없던 때의 소박한 월정교 야경도 좋은 것 같다). 다리 건너편엔 딱히 뭔가가 없지만, 흐르는 강물 위의 불빛에 이끌려 한번쯤 왔다갔다 하게 된다.

그리고 겸사겸사 교촌한옥마을도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불이 꺼진 조용한 한옥 동네를 거닐며 경주의 밤산책을 마무리하는 게 어떨까.

달과 월정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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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