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우리나라2020. 9. 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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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오랜만이었다. 국내선에서 이제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걸 깜빡하고 점심을 거른 채 비행기를 탔는데 1시간여의 짧은 거리를 가는 동안 배가 너무 고파졌다. 숙소 근처에 알아본 맛집이 많았으나 그 때까지 참지 못할 것 같아 제주공항 근처의 맛집을 서둘러 알아보았는데 간단히 먹을 만한 음식점이 보이지 않았다.

마침 지인이 예전에 갔던 곳이라며 고기국수 맛집 "삼무국수"를 추천해주었다. 그러고보니 제주도하면 으례 갈치구이나 흑돼지만 먹었을 뿐 딱히 향토음식을 먹은 기억이 없어서 고기국수를 먹어보기로 했다. 

제주공항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삼무국수는 삼무 공원 근처의 상가 건물 1층에 자리하고 있다. 동네에 있는 건물이라 그런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동네를 조금 빙빙 돌았다. 가게에 들어서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음에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앉아있었다. 내가 갔을 땐 자리가 비어있었는데, 혹시나 대기를 한다고 해도 테이블 회전율이 빠른 편이니 기다리길 추천한다.

왼쪽 : 메뉴판, 오른쪽 : 소개글

고기국수는 돼지고기 사골을 우려낸 고기육수로 만든 국수라고 한다. 소개글에도 나와있듯이 일본 돈코츠라면이 생각난다. 나에게 돈코츠라면은 춥고 배고픈 시절에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영혼의 음식 중 하나라서 고기국수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리고 뭘 먹을지 고민을 했는데 고기국수만 먹는 건 심심해서 다른 메뉴도 다양하게 시켜보았다. 

메밀만두는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시켰는데, 가장 늦게 나왔다. 만두가 늦게 나올 이유가 딱히 없는데, 아마 내가 시켰을 때 만들어둔 만두가 딱 떨어진 모양이었다. 이미 국수를 먹고 배가 부른 상태에서 먹어서 그런지 맛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고기국수와 비빔국수에는 고기가 두둑이 들어가있다. 고기 잡내에 민감한 편인데 그런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아서 좋았다. 비행기를 타고 와서인지 고기국수의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 맛이 꽤 괜찮았는데, 그래도 개인적으론 돈코츠라면의 기름지고 걸쭉한 국물이 더 좋은 것 같다. 이건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한 취향 차이라 어쩔 수 없는 듯.

비빔국수는 새콤달콤했고 맵지 않아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매운 비빔국수를 원하신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살짝 자극적인듯한 비빔국수가 고기국수보다 더 맛있었다. 그런데 느낌 탓인가, 비빔국수가 고기국수보다 양이 더 적은 느낌이다. 아니면 맛있어서 너무 듬뿍듬뿍 먹어서 그럴지도 모르고.

멸치국수도 육수가 시원하다. 고기육수를 싫어하는 지인이 있어서 시킨 메뉴인데, 국물이 시원하다며 굉장히 만족해했다. 그냥 멸치육수인 것 같으면서도, 고기육수와 번갈아 가면서 함께 먹으니 나름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의외로 국물을 끝까지 다 먹었던 건 우리에게 익숙한 맛인 멸치육수였다. 하핫.

왼쪽 위부터 메밀만두, 고기국수, 고기비빔국수, 멸치국수

제주공항 근처에서 저렴한 가성비의 음식점을 찾을 때, 아침에 조식 먹을 식당이 마땅치 않을 때, 야심한 시각에 야식을 먹을 장소가 필요할 때, 가벼운 마음으로 삼무국수에서 다양한 종류의 국수를 즐기면 좋을 것 같다. 

 

<For Your Information>

영업 시간 : 매일 8:40a.m.~11p.m. (2,4째주 화요일 휴무)

주소 : 제주 제주시 삼무로3길 46-1 삼광빌딩 1층 (연동 271-10)

출처 : 네이버 지도

웹사이트 : https://www.instagram.com/jeju_sammoogook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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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