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우리나라2020. 9. 21. 23:43
728x90

이 음식점은 "생생정보"에도 소개됐고, "수요미식회"에도 나와서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맛집이다. 그래서 성수기 점심시간에 몰리는 시간에 가면 1~2시간 대기가 기본이라고 들었다. 그 명성을 알려주듯 음식점 맞은 편에는 대기실 건물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나는 저녁에 방문해서인지, 조금 늦은 저녁 시간이라 그랬는지,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식당 안에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앉아있었던 것으로 보아 기다릴 수 있다는 걸 감안하고 방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고사리 육개장이 유명하다고 해서 고사리 육개장을 시키고, 그래도 상호명에 해장국이 들어가니까 해장국도 시켜보고, 그렇게만 달랑 먹자니 좀 심심한 듯 하여 녹두빈대떡도 시켰다. 보통 이렇게 시키면 전이 가장 먼저 나오는데, 녹두빈대떡이 가장 늦게 나왔다. 대신 방금 부치셨는지 뜨끈뜨끈하고 부드러워 참 맛있었다. 전통적인 녹두빈대떡이 무슨 맛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꽤 맛있는 녹두빈대떡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추천하고 싶다. 

왼쪽 : 밑반찬, 오른쪽 : 녹두빈대떡

고기를 결대로 찢어 나물들과 푹 끓여서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육개장을 좋아하는 편이다. 얼큰한 육개장도 좋고 맑은 육개장도 좋아하고, 심지어 고사리 반찬도 좋아한다. 그래서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이었지만 자신있게 고사리 육개장을 시켰다. 그래서 처음 보는 비주얼에 조금 당황했다. 빨간 것도 아니고 맑은 것도 아닌, 흙탕물 색깔의 이상한 국물이 나왔기 떄문이었다. 그 위에 뿌려진 고춧가루와 파와 깨를 보니, 섞어서 먹으라는 것 같은데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섞었는데, 국이라기엔 너무 걸쭉하다. 게다가 섞어도 비주얼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로, 무슨 맛이 날지 상상이 안 가는 색을 띄고 있었다. 

그래도 맛있다는 권유에 한입 조금 떠서 먹었는데, 무언가 진한 국물 맛이다. 마치 사골처럼 푹 고아서 끓인 맛이 난다. 그래도 약간 심심한 듯하여 밑반찬을 하나씩 얹어서 같이 먹었는데, 와, 부추무침과 환상의 조합이었다. 반찬은 처음 한번만 가져다주시고 그 뒤로는 내가 가져다 먹어야하는 것 같은데, 이 부추무침 때문에 두 세번은 일어났던 것 같다. 내가 특별히 부추무침에 깊은 감명을 받아서 그렇지, 오징어젓갈도, 깍두기도 맛있다. 반찬 하나하나가 고사리 육개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간이 잘 되어있어서 무엇과 같이 다 잘 어울린다. 이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택배 주문도 가능하다고 한다. 취향에 따라 맛있는 반찬을 찾아보시길. 

결국 처음의 그 거리감이 무색할 만큼 국도 한입, 밥도 한입, 부추김치도 한입, 순식간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이 맛에 사람들이 찾아오는구나, 싶었다. 알고보니 제주 고사리가 맛과 품질이 뛰어나고, 예전엔 잔치때 해먹었던 음식이라는데 왜 그랬는지 인정할만 했다.

오른쪽 아래 : 해장국, 나머지는 고사리 육개장

같이 시킨 해장국도 시원하고 맛있다. 하지만 나처럼 고사리 육개장을 먹어본 적이 없다면, 새로운 음식을 시도해보고 싶다면, 제주도의 별미를 맛보고 싶다면, 고사리를 좋아한다면, 육개장을 좋아한다면, 고사리 육개장을 먹어보라고 하고 싶다. 이렇게 얘기하니 내 입맛도 이제 점점 아재스러워지는 것 같다 싶다가도, 그래, 한국인이 어디가겠나 싶기도 하다. 제주도에 오면 찾아올 밥집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

 

 

<For Your Information>

영업 시간 : 매일 6a.m.-10p.m. (명절연휴 휴무)

연락처 : 064-757-3393

주소 : 제주 제주시 서사로 11 (지번 : 삼도2동 831)

출처 : 네이버 지도

 

[맛집] 제주공항 삼무공원 근처 고기국수 맛집 - 삼무국수

[맛집] 제주도 수제 푸딩 디저트 - 우무 (UMU) 제주시점

[관광] 제주도 영화 촬영지 <건축학개론> 카페 - 서연의 집

[숙소] 제주 신라호텔 후기 1편 - 객실편 (The Shilla, Jeju)

국내 여행기 / 후기 / 에세이 리스트

 

728x90
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