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로 유명한 레스토랑 빌즈(Bills)는 창업자 빌 그랜저(Bill Granger)가 호주 시드니에서 1993년에 연 레스토랑이다. 아침식사 메뉴로 유명해졌고, 2008년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해서 지금은 서울, 도쿄, 호놀룰루, 런던에 레스토랑이 있다.
주로 디저트로 핫케이크를 먹으러 갔던 곳인데 마침 이날따라 사람 많은 D타워에서 자리를 옮기기가 귀찮아서 빌즈에서 점심과 디저트를 한번에 해결하기로 하고 올데이 메뉴를 받아들고서 한참을 고민했다.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설명은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으나, 사진이 없다보니 내가 지금까지 먹어왔던 음식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그저 막연하게 어떻게 나올지 상상해보았다. 핫케이크처럼 맛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메뉴에 나온 재료가 씹기 적당한 크기로 잘 썰려져(chopped) 나왔다. 건강한 재료들이고, 그 재료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건강한 맛이다.
또는, 각 재료가 따로 노는, 무슨 맛인지 모를 날 것 그대로의 맛이다. 심지어 좋아하는 애호박마저 무슨 맛으로 내가 뭘 씹고 있는건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좀 평범한 걸 시킬 걸 그랬나 싶었다.
2. 탈리아텔레 파스타 (Tagliatelle)
- 메뉴 설명 : 오리 라구, 트러플 오일, 우메보시 머쉬룸, 루꼴라
평소에 자주 먹는 봉골레나 까르보나라가 아니라 색다른 걸 먹어보고 싶어서 생소한 이름을 골랐는데,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맛이었다. 무슨 맛과 비교해야할지,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는데, 궁금하면 먹어보시길 바란다...
3. 크리스피 덕 (Crispy Duck)
- 메뉴 설명 : 크레송, 적양파, 제철 과일, 오렌지 드레싱, 칠리 캐러멜 소스, 브라운 라이스
가장 무난한 메인 디쉬였다. 오리 고기였지만 이렇게 요리하니 오리인지, 닭인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맛있었다는 것이다. 오렌지 드레싱과도 나름 잘 어울렸고, 같이 나왔던 과일과도 잘 어우러졌다 (사진을 보니 망고 같기도 하다). 내가 먹어본 메인 디쉬 중에서 이 메뉴는 추천한다.
4. 빌즈 리코타 핫케이크
- 메뉴 설명 : 바나나, 허니콤 버터
역시 맛있다. 두툼한 핫케이크인데도 밀가루 맛도 안 나고 살살 녹는 버터와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결국 빌즈는 기승전 핫케이크다. 메인 디쉬들을 먹어보고 다시 한번 더 마음을 굳혔다. 앞으론 핫케이크만 먹으러 갈테다.
수원 광교에 갤러리아 백화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은 몇달 전 들었는데,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이 밀집하는 실내 공간을 의식적으로 피하다 보니 첫방문이 꽤 늦었다. 한*에서 작정하고 지었다는 소문이 사실인 듯 외관도 백화점스럽지 않게 멋있었고, 내부도 고급스럽게 깔끔하다. 화장실 조명은 마치 화보 촬영장처럼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주말이었음에도 지하 1층 식품관을 제외하면 각 층에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한다는 기사가 뜬 것을 보니,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아직 사람들이 백화점은 많이 꺼리는 구나 싶다.
백화점을 잠깐 구경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9층 식당가에 들렀는데 음식점은 많았으나 딱히 끌리는 메뉴가 없었다. 언제 이렇게 입맛이 까다로워졌나 싶기도 한데, 고만고만한 메뉴들이 있는지라 제일 색달라 보이는 멕시칸 음식을 먹기로 했다. 다른 곳에 비해 음식 먹는 손님이 별로 없었지만, 패스트푸드 음식점인 "타코B"도 좋아할 정도로 왠만한 멕시칸을 좋아한하고, 경험상 멕시칸은 실패할 가능성이 적은 데다가 아직 본격적인 저녁 시간 전이라 그런 것이라고 애써 생각했다.
매장에 들어서니 밖에서 보는 것보다 매장이 꽤 크다. 사진으로 보이는 주방 & 계산대 부근의 크기만한 공간이 주방 오른쪽 뒷편으로 더 있다. 매장 크기가 넉넉해서인지 먼저 식사를 하고 있던 세 그룹은 서로 거리를 두고 멀리 떨어져 앉아있었다. 뭔가 안전 거리가 확보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원래는 타코나 부리또를 먹으려고 했으나 매장 한 켠에 걸린 푸짐한 광고 사진에 이끌려 쿠차라 플래터 (Platter)를 시켰다. 셀프 서비스라서 탄산 음료수는 매장 한 켠에서 원하는 종류를 직접 따라 마실 수 있도록 일회용 컵을 주고, 취향에 따라 가져갈 수 있게 타바스코 핫소스도 함께 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플래터를 기다렸는데, 막상 받아든 플래터는, 실처럼 가느다란 치즈가 듬성듬성 올려져 있어서 사진보다 훨씬 적은 그 양에 괴리감을 느끼게 했다. 역시 광고 사진을 믿을 순 없는 것일까. 그래도 한 입 베어무니 어느 정도의 맛을 보장해주긴 했다. 새우가 작긴 하지만 도톰했고, 고기의 양념도 잘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타코B"보다 훨씬 비싼데, 분명 재료는 더 충실하게 들어간 것 같은데, 그만한 맛은 안 나는 것 같다. 사람이 왜 없었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그래도 광교 갤러리아에서 넓은 공간을 누리며 쾌적하게 밥을 먹길 원한다면 한번쯤 가봐도 좋을 것 같다.
<For Your Information>
영업 시간 : 10:30a.m.~8:30p.m. (백화점 영업시간/휴무일 확인 필요)
주소 :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로 320 갤러리아 광교 9층 (지번 :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871-1)
부산 해운대 주변은 복잡한 듯 해서 달맞이 고개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가기로 했다. 해운대 백사장 끄트머리, 이제는 오픈한 시그니엘 호텔를 조금 지나면 시작하는 달맞이길은 2차선 도로라 차량이 많아지면 꽉꽉 막히지만은, 그래도 그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따라 줄지어 들어선 음식점, 까페, 호텔, 나지막한 빌라들로 인해 눈이 즐거운 곳이다. 그런 여유도 즐김겸, 그리고 맞은 편의 공원과 바다 전망도 즐길겸, 전망이 좋은 곳들 위주로 검색하니 주로 데이트 코스로 추천한다고 하여 찾아간 곳이 "디 에이블 (The 8ble)"이었다.
조금 이른 저녁 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서 창가 끝쪽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창 밖으로 해운대 바다와 광안대교가 보이긴 한다. 그런데 테라스로 나가야 보인다. 그것도 정면 뷰라기 보다는 약간 틀어서 봐야하는 뷰다. 지금은 테라스 좌석을 운영하겠지만, 내가 갔을 땐 테라스 좌석이 없었었다 (그래서 굳이 테라스로 나가 사진을 찍기도 민망해서 시도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리에 앉아선 대교가 잘 안 보이니 창가 자리에 앉아도 뭔가 전망을 바라보기가 애매했다 (그리고 내가 앉은 자리는 창가 중에서도 나무에 전망이 가려져서 더더욱 안 보이는 자리였던 것 같다). 게다가 아뿔싸, 여름 해가 길다는 것을 미처 고려하지 않아서, 창가 자리에 앉았음에도 저녁을 다 먹을 때까지 해가 지지 않았다. 나름 뷰 맛집이었을텐데, 그렇다고 하늘이 맑고 깨끗한 날도 아니었던 지라 애매하게 흐리멍텅한 하늘을 보고 있자니 분위기가 잘 안 잡힌다. 차라리 정직하게 해운대나 광안대교가 떡 하니 보이는 곳에 갈 걸 그랬나 조금 후회가 됐다.
디 에이블 파스타 & 리조토 / (아마도) 알리오 올리오랑 디아볼라 피자
음식은 괜찮은 편이었다. 먹어본 메뉴들이 디 에이블 파스타 & 디 에이블 리조토, 그리고 아마도 알리오 올리오랑 디아볼라 피자 정도인데, 기본은 했던 것 같다. 디 에이블 파스타와 리조토는 소스 맛이 같은데, 왜 두 개를 같이 시켰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메뉴판을 보다가 추천 메뉴라길래 그냥 아무 생각없이 고른 듯. 나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굳이) 남겨둔다.
식전빵 인심이 조금 짠 편이었다. 같이 나온 스프레드가 맛있어서 (버터맛이었나, 기억이 안 나는데..) 빵을 조금 더 먹을까 했는데 추가 금액이 있다며 딱 잘라 거절했다. 추가 금액을 내는 건 상관 없었으나 너무 똑 부러지게 거절하는 말투에 왠지 더 달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더 먹겠다는 말이 입 안에서만 맴돌고 나오질 않았다. 그 뒤로는 그냥 특별한 요청도 없이 가져다 주면 가져다 주는 대로 먹으면서 (음식이 굉장히 빨리 나온다) 간간이 해가 안 지나 체크하면서 식사를 마쳤다.
결국 더 에이블 달맞이점은 음식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기대 보다 별로였던 전망과 (달맞이길을 타고 올라가면 이보다 좋은 전망을 가진 음식점/까페가 참 많다) 어찌보면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어찌보면 정 없는 서빙 서비스에, 다음 방문이 과연 있을런지 알 수 없는 음식점으로 남게 될 것 같다.
주소 : Jalan Petitenget, Kompleks Villa Kendal No. 35, Seminyak, Bali
<출처 : devins-sky.com, Google Maps>
스미냑의 어딜 보고 싶은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밤(Night Life)을 즐기기엔 포테이토 헤드 비치 클럽(Potato Head Beach Club) 근처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 근처에 있는 호텔들 중 데 빈스 스카이 (de Vins Sky)를 골랐는데, 큰 거리에서 작은 골목길을 걸어 그 끝에 다다르면 호텔이 있다. 낮엔 이 작은 골목길이 걸을만 하지만, 저녁에는 인적이 드물어서 꽤 무서워진다. 혼자, 또는 여자들만 걷기에는 조금 무서울 것 같다.
또 하나 안타까운 점은, 스미냑임에도 불구하고 그랩/우버 사용이 조금 불편하다. 이상하게 택시가 잘 안 잡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호텔과 계약한 업체가 있어서 그랩/우버를 로비에서 타는 건 불가능하고, 대신 밖에서 타고 들어와 내리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 이미 우붓의 택시 마피아를 경험해서 놀랍진 않았고, 버기카 시간이 안 맞을 때가 많아서 골목길을 걸어나가 택시를 부르곤 했는데, 은근히 불편했다.
조식 : 매일 아침 7시~10시, 7층 레스토랑에서
7층 레스토랑에서 먹는 조식은 종류가 다양해서 좋다. 요일에 따라 다양한 계란(수란/프라이/삶은 계란 등) 및 빵(와플/팬케익 등) 요리를 선택할 수 있고, 기본 제공되는 빵, 과일 종류도 많고 밥, 면요리 등도 있었다. 아이스 커피는 없었지만 커피/까페라떼/차를 선택할 수 있었고 팜 슈거를 뿌리는 까페라떼가 참 맛있었다. 발리에서 다양한 형태의 숙소와 조식을 경험했는데 데 빈스 조식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비록 에어컨은 없었지만 사방이 뚫려있어서 앉아있다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다른 건물에 약간 가르긴 하지만 그래도 바다가 보이는 자리가 항상 가장 인기 있는 자리였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식당에 있는 안내문을 보니 오후~저녁 시간에는 영화 보는 날(Movie Night)이라던가, 발리 전통 춤 공연 같은 행사를 같이 주최하는 것 같았다.
편의시설 : 아담한 루프탑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유료 스파 시설
7층 식당 옆에 위치한 루프탑 수영장은 생각보다 아담하다. 루프탑이지만, 건물에 가려서 인피니티 풀도 아니고 낮엔 너무 뜨거워서 물에 있기도 힘들다. 그래도 그늘 밑 선베드에 누워있다보면 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시원하다.
피트니스 센터는 수영장 한 켠 조그만 건물에 따로 있는데, 반층 정도 아래에 입구가 있다. 문을 열면 앙증맞은 크기에 놀랄 수도 있으나, 그리도 기본적인 기구들이 알차게 구비되어 있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잘 나와서 시원하다. 피트니스 센터에 혼자 있다보면 왠지 개인 피트니스룸인 것 같아서 운동할 기분도 더 나고 좋다.
호텔 소개에 사우나 사진이 있어서 꽤 기대를 하고 갔는데, 알고 보니 스파 시설의 유료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만 사용 가능한 곳이었다. 호텔 스파도 편해서 종종 이용하긴 하지만, 이번엔 월풀이 있어서 패스했다.
룸 타입 : 월풀 스위트 (Whirlpool Suite, 킹 베드 & 소파 베드)
문제의 월풀 스위트룸이다. 처음 체크인한 방은 1층이었는데, 1층에 수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원이나 풀빌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1층에 방이 있을까 갸우뚱 했다. 들어가니 방이 꽤 넓었고, 화장실엔 세면대가 2개나 있고, 월풀이 있는 야외도 개인 정원이 있는 듯한 느낌이라 좋았다. 그런데 고층으로 방을 옮기게 된 이유는, 참을 수 없는 습기와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 때문이었다. 방에 들어가 에어컨을 켠지 1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온 방 안이 꿉꿉해졌다.
그래서 옮긴 방은 꽤 고층이었다. 전망은 건물과 나무에 가려져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서 월풀을 가려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 월풀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하면서 방 안이 급속도로 습해졌다. 아마 방이 고층이라서 조금 오래 버텼던 거였나보다. 에어컨을 켜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고 온 방 안이 습기를 머금는 데서 나아가, 습기를 내뿜고 있는 느낌이었다. 내 몸도 습기를 먹은 듯 추욱 쳐지고, 첫날 수영한 뒤 널어놨던 수영복은 결국 체크아웃 때까지 마르지 않았다. 계속 있다간 여행 와서 병 나겠다 싶어서 결국 다른 호텔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에 쥐가 있었던 것 같다. 체크아웃 전에 가방 정리를 하는데, 지난번 호텔 체크아웃 때도 멀쩡했던 선물용 초콜렛의 포장이 찢어져 파먹은 흔적이 있어서 기겁했다.
나와 같은 문제를 겪지 않은 블로거들도 있는 거 같았는데, 방의 방향이 문제일까 생각해봤다. 체크아웃 할 때 보니까 우리 방의 맞은 편 방은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는데 우리 방이 밝긴 했지만 해가 잘 들어오는 "남향"의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햇빛만을 탓하기엔, 우기라는 날씨를 탓하기엔, 다른 호텔들은 에어컨을 켜면 방 안의 습기가 낮춰졌는데, 빨래도 느리지만 잘 말랐는데, 이 호텔에선 1층 방에서도, 고층 방에서도 에어컨으로 해결할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에어컨/환기 시스템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기에 방문해서, 월풀 스위트룸이라서, 햇빛을 보는 방향이 아니라서, 나의 이 후기 글이 진리는 아닐 수도 있으나, 귀한 시간을 내서 가는 여행인 만큼, 이런 실패할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이길 바라는 마음에 신랄한 후기를 남긴다. 사진이 잘 나와서 많이 찍었는데, 조식도 맛있게 잘 먹었는데, 친절한 직원들 덕분에 기분도 좋았는데, 눅눅하고 습한 방(+쥐의 출현) 때문에 다시 찾고 싶지 않은 호텔이 되어버렸다.
해운대 거리를 방황하다가 긴 줄을 보고 그 대열에 합류했다가 후회했다. 앞에 분명 10팀 정도가 있다고 안내를 받고 대기를 시작했는데, 노란 불빛으로 분위기가 꽤 좋았고, 날이 선선한 저녁 시간이었고, 술을 파는 음식점이었던지라 회전율이 빠르지 않았다. 30분 정도를 예상했으나, 1시간 20여분만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이미 텐동 재료가 다 떨어져서 주문할 수가 없었다.
추천 메뉴인 장어덮밥과 생연어덮밥을 먹었는데, 그릇에 정갈하게 담겨 나온다. 그런데 기다림의 시간에 비해서 아쉬운 맛이었다. 장어도 크고, 연어도 두꺼웠으나, 밥과 함께 먹으니 생각보다 밋밋했다. 그래서 친절하게 적혀 있었던 '맛있게 먹는 방법'을 정독하며 소스도 뿌려보고 김가루도 넣어보며 이런저런 방법으로 먹어 봤는데, 재료가 입 안에서 다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그렇다고 재료 본연의 맛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일식에 그렇게 까다로운 입맛이 아닌데, 마침 "해목"을 방문했을 때가 일본 여행에서 다녀온지 얼마 안 되어서 그랬었는지, 대기가 길어서 너무 배가 고파서 그랬던 건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아니면 내가 "나고야식" 장어덮밥은 처음 먹어서 그 맛을 모르는 걸수도 있다. 그런데 같이 갔던 사람들도 다 약간 떨떠름한 반응이었던 걸 보면 보편적으로 기대하는 맛집의 수준엔 못 미쳤던 것 같다.
혹시나 다음에 다시 가보게 된다면, 장어덮밥이나 생연어덮밥보다는 텐동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도 해운대 맛집이니 방문해보고 싶으시다면, 줄을 서야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고 식사시간보다 조금 일찍 방문하길 추천한다. 이미 줄이 길다면, 번호를 남기고 앱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으니 그동안 주변을 구경하자. 점심은 모르겠지만, 저녁은 나처럼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으니 (분명 줄 서기 시작할 땐 사진과 같이 환한 이른 저녁이었으나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미리 움직여서 여행 계획에 차질이 없었으면 한다.
이른 아침에 시카고에 도착하기에 일찍 체크인을 하고 씻고 시내를 일찍 다녀오고 쉬려고 공항 근처 호텔에 예약을 해두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계획이 다 어그러졌는데, 일단 이른 체크인을 못 했다. 방이 없다고 해서 근처 맥도날드에서 아침 메뉴를 먹으며 시간을 떼워야했기에 내가 바랐던 장점은 누리지 못했다.
그 외에도 유료 와이파이라던지, 특별할 것 없는 컨티넨탈 조식이라던지의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공항 근처에 1박을 해야한다면, 그리고 성인 4명이 잘 수 있는 넉넉할 만한 방을 원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 같기에 애매모호한 후기를 남긴다.
위치/주변/교통 : 공항 근처라는 점 외엔...
주소 : 6501 Mannheim Rd, Rosemont, IL 60018
<출처 : Google Maps>
공항 근처라서 특별할 게 없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맥도날드도 있고, 다른 편으로도 음식점이 몇개 있다. 그런데 그게 거의 다 인 듯 하다. 주변에 큰 도로가 많고 건물간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조금 황량한 느낌이 있고 내 방에선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렌트카를 사용해야해서 주차장이 넓은 게 좋았는데, 대중교통 이용할 수 있는 동네는 아니다. 공항에서 출발해서 시내까지 시카고 지하철(CTA Blue Line 'L')을 이용해 보고 싶어서 일부러 Rosemont 역으로 찾아갔는데, 차로 10분이면 가는 이 거리에서 자꾸 길을 잘못 빠져서 한참을 헤맸다. 괜히 사서 고생한 케이스...
대신 공항 근처라 우버는 많이 다니는 편인 듯 하다.
공항 셔틀 서비스
렌트카가 있었기에 이용하지 않았으나, 무료 셔틀 서비스 제공중으로 보인다. 공항과 가까운 만큼 당연히 제공해야할 서비스라고 생각하는데 시간 등이 명시되어있지 않아서 예약 전 재확인이 필요하다.
룸 타입 : 원 베드룸 킹 스위트 (One Bedroom King Suite), 최대 4명 숙박 가능
방 1개, 거실 1개, 화장실 1개의 구조다. 최대 성인 4사람이 잘 수 있다고 하는데, 킹베드 하나나 퀸베드 두개 있는 방만 있으니까, 선호도에 따라 엑스트라 베드는 추가해야할 것 같다. 크기만으로 본다면 넓고 쾌적해서 아이 있는 가족이나, 성인 4사람의 패밀리룸으로도 손색이 없다.
방 안에서 보이는 오헤어 공항
유료 : 와이파이 $4.95/24시간, 주차비 $20/일
와이파이가 유료라니.. 대신에 빠르긴 하다. SPG(이제는 아마도 메리어트..?) 회원은 공짜라고 하니 체크인할 때 미리 회원번호를 알려주자.
주차비도 따로 받는다. 공항 근처인데.. 부지도 넓던데.. 그래도 대도시다 이건가? 좀 아쉽긴 하다.
조식 : 1층 까페테리아
기억에 특별히 남지 않는 컨티넨탈 조식이었다. 계란도 없었나.. 그 정도로 먹을 게 없었는지, 아니면 졸려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지 사진 한장도 남기지 않았다. 객실 수에 비해 먹는 사람도 별로 없었던 거 같고.. 추측컨대 이른 비행기 시간에 맞춰 머무는 투숙객들은 조식을 안/못 먹는 경우가 꽤 되지 않을까 싶다.
H투어 세미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숙소이다. 시내에서 거리는 먼 대신에 방이 크고 넉넉한 편이다. 트윈 베드, 책상, 옷장, 소파, 탁자, TV, 그리고 보이지 않는 사이드로 테이블과 의자가 또 있다. 화장실에 욕조도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알 수 있듯이, 아파트 단지와 공원으로 둘러싸여있고, 주민들이 이용할 크기의 작은 쇼핑센터들이 여러개 있다. 마지막날 아침에서야 주변을 설렁설렁 산책했는데, 비록 숙박 시설이 있는 곳이긴 하지만, 주거 지역에 더 가까운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Deluxe Twin Room
교통 : 셔틀버스를 적극 활용할 것
호텔에서 제공하는 시내 셔틀버스 정류장(페닌슐라 호텔 Peninsula Hotel 인근 골목)까지의 거리와 시간을 검색하니 차로 가도 30여분이 걸린다. 홍콩 시내 교통 상황을 감안해 40~50분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출처: Google Maps>셔틀버스 시간표 (좌: 시내 페닌슐라 호텔행, 우: 공항). 업데이트 필요함.
그동안 시간표가 달라졌을 수 있으니, 체크인시 리셉션에 시간표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내가 갔을 때는 한 사람당 $30 홍콩달러로 시내에 페닌슐라 호텔까지 갈 수 있는데 자리가 다 차면 다음 버스를 이용해야 해서 조식 먹으러 갈 때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버스에서 내릴 땐 버스 기사님께 돌아올 때 자리를 한번 더 체크해두는 것이 좋다. 아침에 갔다가 밤에 돌아오려니 길이 낯설기 때문에 헤맬수도 있다. 그리고 같은 골목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줄들이 많아서 헷갈릴 수도 있으니, 쉬시는 버스 기사님께 호텔 이름을 대고 물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왜냐하면 돌아오는 자리도 선착순이기 때문에 줄을 잘못 섰다가 못 타게 되면 다시 긴 시간을 기다려야한다.
이렇게 셔틀버스를 잘 이용했다가 마지막 밤에 동선상 돌아가기가 애매해서 구*로 검색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너무 힘들었다. 위의 사진은 호텔 근처 지하철역까지 왔는데, 다시 트램을 타기 위해 기다리면서 찍은 것이다. 물론, 트램에서 내리고도 좀 걸어야한다... 셔틀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해서 오면 넉넉잡아 50분 걸릴 거리였는데 환승 시간까지 합쳐 무려 1시간 반이 걸렸다. 대중교통 이용은 정말 비추비추비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