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우리나라2020. 8. 1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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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새로운 맛집이 어디가 있을까 검색하다가 '미국 남부식 가정 요리'라는 소개에 이끌려서 찾아간 곳이다. 이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시작한 해가 2018년이고, 강남점도 새로 오픈한 지점이 아닌데, 지금까지 몰랐다가 이제야 찾아갔으니, 누군가의 '맛집' 소개에 이끌려 찾아갔으나, 저녁 한창 시간대여도 가게에 자리는 넉넉한 편이었다. 다른 곳을 찾아가야하나, 기대를 낮추어야 하나, 순간 고민했지만, 더운 날씨에, 사람이 북적거리는 강남의 저녁 거리를 헤매고 싶지 않아서 쾌적하게 저녁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사진이 잘 정리된 메뉴판을 보는데, 간단하면서도 한국의 외국 요리 음식점에는 잘 보이지 않는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 잠깐 살았던 외국인 홈스테이 가정에서 주로 먹던 그런 "집밥" 메뉴들 말이다. 눈에 익숙한 메뉴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미국 남부식 가정 요리'라는 소갯말이 갑자기 와 닿았고 제일 그리웠던 맛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주문한 것이 칠리 라이스 (Chili Rice), 자이언트 밋볼 스파게티 (Giant Meatball Spaghetti), 그리고 비스킷 (Buiscuit)이다. 

자이언트 밋볼 스파게티 / 칠리 라이스 / 비스킷

처음 음식을 받았을 땐, 칠리 라이스가 사진보다, 그리고 가격보다 너무 단촐해 보여서 급 후회했다. 아무래도 첫 방문이니 Hit이 적힌, 다른 사람들이 다 좋아한다는 메뉴를 시킬 걸 그랬나, 이건 가격 대비 너무 간단(?)해 보이는 비주얼인데,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칠리를 한 숟가락 떠서 먹는 순간, 그 생각은 사라졌다. 이건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는데, 그 옛날 홈스테이에서 저녁으로 먹던 그 느낌이었다 (심지어 나는 미국 남부 지역에서 홈스테이를 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호스트 패밀리가 음식을 매우 잘 했던 모양이었나 보다). 그때 그 시절의 향수와, 지금 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쉬운 감정도 더해져서, 그리운 추억을 음미하는 느낌으로 칠리 라이스를 먹었다.

게다가 자이언트 밋볼 스파게티는, 한국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비주얼이다. 한국에서 미트볼 스파게티를 먹을 때마다, 마트에서 사온 듯한 아담한 미트볼 비주얼과 맛에 몇 번 실망한 적이 있어서 흔히 시도하지 않았던 메뉴였다. 그래도 미국에서 꽤 좋아하는 메뉴이고, 가끔 그리워지는 메뉴였다. 그런데, 미국의 그것과 흡사한 미트볼 스파게티를 한국에서 먹다니! 게다가, 마트에서 파는 저렴한 맛도, 그렇다고 우아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온 듯 고급진 맛도 아니다. 딱, 집에서 저녁으로 먹기 위해 만든 듯 간단하면서도 (물론 자이언트한 미트볼 크기가 간단하다는 것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한 정성어린 맛이었다. 갑자기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홈스테이 호스트 패밀리에게 연락이 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혹시 당신의 레시피를 누군가에게 판 것은 아닌가 싶어서.

두 음식에게 홀딱 반하고 나니, 시도하고 싶은 다른 메뉴들도 눈에 들어온다. 간식으로 자주 먹었던 1불짜리 간편 요리 마카로니 & 치즈라던가 (그땐 그게 왜 그리 맛있엇던 건가요), 칠리소스나 치즈가 얹혀져 있는 감자 튀김이라던가 (소금과 케첩이 주를 이루는 한국의 감자튀김은 그동안 너무 심심했다), 당연한 듯이 저녁 사이드 디쉬로 있었던 콜슬로라던가 (그러나 한국 음식점에서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다. 생각나는 곳은 KF*정도랄까..), 기억 속에 저장해두었던 그때 그 시절 추억의 음식들 말이다. 뿐만 아니라 굉장히 미국식으로 보이면서도 일단 이름이 내게 생소한 루이스 치즈 스파게티, 루이지애나 더티 라이스, 씨푸드 잠발라야 등도 꼭 맛보고 싶다.

그래, 미국은 어쩌면 생각보다 나의 가까이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진짜 미국인이 보면 어설플수도 있지만, 홈스테이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나에겐 샤이바나를 나타낸다는 "American! Home Style! Soul Food!" 세 단어가 가슴 깊이 와닿는다. 한국에서 대중화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이렇게 가끔 숨 쉴 구멍을 찾았다는 것이 너무 기뻐서, 그리워질 때마다 와야겠다 다짐을 하며, 그릇을 싹싹 비운 행복한 하루였다.

 

<For Your Information>

영업 시간 : 매일 11a.m.~9:30p.m.

강남점 주소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358 (지번 : 역삼동 826-14)

 ※ 강남점을 포함하여 서울/경기/대전/창원에 총 14개 지점이 있다.

 

웹사이트 : http://www.shybana.com/

 

샤이바나

브랜드, 메뉴, 스토어, 이벤트, 프랜차이즈, brand, menu, store, event, franchise

www.shyb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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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