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북미2020. 6. 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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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렌드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한 미국의 3대 인기 버거 프랜차이즈는 인&아웃 (In & Out), 쉐이크 쉑 (Shake Shack), 그리고 파이브 가이즈 (Five Guys)였다. 서부 지역은 딱히 갈 일이 없어서 인&아웃을 제일 마지막에 먹어보게 될 줄 알았으나, 생각지도 않게 서부 여행을 가게 되서 인&아웃 매장이 눈에 띄자마자 사먹었다. 쉐이크 쉑은 뉴욕 기반이니 뉴욕에서 자주 가게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내가 가는 관광지들 근처엔 잘 없어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쉐이크 쉑을 대체할 만한 패스트푸드&길거리 음식 선택권이 매우 많아서) 타임스퀘어점만 딱 한번 가봤었다.

생각외로 첫방문이 제일 늦은 곳은 미국 전역에 약 1,500개의 지점이 있는 파이브 가이즈였다. 1986년 처음 오픈하고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내가 가는 지역에서 못 찾았었다. 그래서 시카고 인근에서 가게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들어가 일단 치즈 버거를 시켰다. 매장 한 켠에는 다른 사람들의 리뷰 그대로 마음껏 가져가서 먹을 수 있는 땅콩 한 무더기가 담겨 있었고, 스메그 냉장고 같은 새빨간 코카콜라 음료대가 매장과 잘 어울려 눈에 띄었다.

그렇게 매장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자니 햄버거가 금방 나왔다. 프렌치 프라이를 무려 누우런 종이 봉투에 담아서 줬는데 (이렇게 포장해서 주는 곳은 처음봤다) 봉투가 두툼하니,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렇더라도 맛이 없으면 인상적이지 않았을텐데, 길이도, 두께도 적당할 뿐더러 하나하나 짭짤하게 딱 맛있었다. 한국에선 그 아담하고 가느다란 프렌치 프라이가 쥐꼬리만큼 나와서 종종 아쉬워었는데 역시, 미국이구나, 싶었다. 거기다가 갓 나온 뜨끈뜨끈한 햄버거는 마치 레스토랑에서 먹는 수제 버거가 생각날 만큼 맛있었다. 왜 한국에서는 방금 나온 버거도 왠지 차가운 것 같을까. 왜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미국 햄버거의 맛을 즐겼다.

분명 내가 먹고 있는데 자꾸 내 입 속으로 사라져 사이즈가 작아지고 있는 햄버거를 아쉬워하며, 계속 먹고 있음에도 여전히 두둑하게 남은 프라이에 즐거워하며, 에피타이저로 먹었어야 할 땅콩은 정작 손도 대지 못한 채 햄버거와 프라이만으로도 가득 찬 하루였다. 그래서 다음에도 미국 어디선가 파이브 가이즈 가게가 보인다면 다시 또 먹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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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