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북미2020. 3. 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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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몸이 바뀌는 것을 느낄 때 가끔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 중 하나가 외국에서 한국 음식과 비슷한 맛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한땐 한달도 넘게 한국 음식을 못 먹어도 끄떡없이 외국 음식이 꿀떡꿀떡 잘 넘어갔었는데, 요새는 대략 5일에서 일주일이 한계치인 듯 하다. 라멘-산을 간 날도 그런 한계치에 도달한 날이었다. 원래는 멕시칸 음식정도로 달래보려했으나, 세인트 패트릭 데이를 앞두고 예약없이 찾아간 맛집엔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요상하게 한번 그렇게 발길을 돌리고 나니 가볼까 하는 곳마다 대기줄이 있었고, 그러다가 아시아 음식을 먹기로 하고 가까스로 앉을 곳을 찾은 곳이 라멘-산의 바(Bar) 자리였다. 

메뉴를 쭈욱 보다가 꽂힌 것이 바로 볶은 마늘과 버터바른 옥수수가 들어간 김치 & 프라이드 치킨 라면 (Kimchi & Fried Chicken Fried Garlic, Buttered Corn) 이다. 그리고 음식점 찾아 리버 노스 (River North) 지역을 헤맨 나의 갈증을 채워줄 아사히 맥주 한잔. 바에서 바로 건네받은 아사히 맥주는 맥알못이 몇년간 마신 맥주 중 가장 시원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단숨에 반 잔을 쭈욱 들이키고 한층 여유롭게 라면을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이 젊은 외국인들이었다. 북미 지역에서 한국 음식점을 찾지 못 하면, 일식이나 중식 음식점을 찾으면 된다. 둘 중 하나는 분명 있을 것이다. 특히 시내 중심가에 가까운 곳일수록 일식 음식점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라면집보다 스시가 더 잘 보일 듯). 그정도로 일식이 이들에게 익숙하고 자주 찾는 음식이 되었다는 것이 부럽다.

라면의 비주얼은 무척 빨갛고 김치, 치킨, 옥수수, 계란으로 뒤덮여있어서 처음엔 내가 무엇을 시킨 것인가, 했다. 그러나 국물 한 모금을 먹고, 아무 말 없이 라면을 먹었다. 아사히 맥주로 갈증을 달랬다면, 라면으로 속을 달랬다. 일주일간 위의 중간 어디쯤인가, 치즈와 밀가루 등이 범벅이 되어 탄산으로도 내려가지 않던 그 무언가가 칼칼한 국물과 함께 쑤욱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이는 한국 사람, 아니 오랫동안 한국 음식을 먹지 못 했던 한국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아닐까 싶다.

 

가격은 변동될 수 있으니 필히 확인 바람

 

<For Your Information>

시카고에 총 3개 지점이 있는데 시내에 가까운 곳은 내가 방문한 River North 지점이다.

웹사이트에서 예약, 픽업예약, 배달주문 등이 가능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운영 시간 : 월~일 11a.m.~9p.m. (일 12p.m 오픈)

주소 : 59 W Hubbard St #2, Chicago, IL 60654

<출처 : Google Maps>

웹사이트 : https://www.ramensan.com/

 

RAMEN-SAN

Ramen-san is a neighborhood noodle joint that slings hot broth, ice-cold beer and classic hip-hop. We’re open for lunch, dinner, late-night dining.

www.ramen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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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