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발견2020. 6. 16.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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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도 불어온 미각의 탐구, 맛집 후기가 이제는 익숙하면서도, 여행지에 가서는 기껏해야 한번이나 두번 방문하는데 그 곳을 내가 맛집이라고 소개해도 될까 하는 부담감이 있다. 그래서 그저, 내 입맛에 맞았거나, 맞지 않았거나는 간단하게 전달하고, 그 외에 음식점을 선택하는데 고민할 만한 부수적인 것들(예: 주차장, 운영시간, 분위기, 친절 등)을 얘기해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솔직히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이 글도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다. 올해쯤 미국에 한번 가볼까 했었는데, 아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난 여행 사진들을 뒤적거리다보니 발견한 것이 있다. 어떤 여행기들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멋진 맛집들을, 몇달 전부터 예약하여 손꼽아 기다리고 방문하여 남긴 글들이 있다. 특히 뉴욕이나 LA 같은 미국의 대도시에는 도시의 차도남 차도녀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휘어잡은 유명한 음식점들이 많아서인지, 한국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대도시라서 그런지, 유명 음식점들을 방문한 후기가 꽤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미국까지 가서도 대부분 평소에도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먹곤 했는데, 그마저도 동네 음식점이거나, 아니면 왠만하면 다 알만한 프랜차이즈인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나도 모르게, 수많은 민족들이 사는 미국에서 동네 어딜가도 볼 수 있는 보편적인 메뉴라면, 또는 성공할 정도의 큰 프랜차이즈라면, 가장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음식이 아닐까 하는 전제가 내 머릿속에 깔려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미국에 가면 주로 먹는 음식이 무엇이냐, 지금 생각나는 음식이 무엇이냐, 바로 이런 것들이다.

 

1. 뉴욕의 얇고 기름진 동네 피자

2. 햄버거 & 프렌치 프라이 (인&아웃이나, 쉐이크 쉑이나, 파이브 가이즈나...)

※ 후기 포스팅 참고 : [맛집] 미국 3대 인기 버거 프랜차이즈 - 파이브 가이즈 (Five Guys)

3. 뉴욕 길거리의 핫도그

4. 미트볼 소스 스파게티 (왠지 서브웨이 샌드위치 메뉴도 생각난다)

5. (치폴레) 브리또

6. 라자냐

7. (맥도날드) 애플파이

8. 각종 베이글 & 크림치즈

9. 따뜻하고 바삭한 머핀(탑)

10. 중국 음식점 배달 음식 (특히 볶음밥과 면요리..)

 

그렇다. 별 거 없다. 평범하고 값 싼 것들. 그래서 자주 먹었고 그만큼 나의 입과 눈과 머리와 마음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 한국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긴 하지만, 마치 한국에 오면 비싸지 않고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그래도 한국이라서 더 맛있는 떡볶이를 찾는 것처럼, 미국에 가면 찾게 된다.

올해 초 방영했던 tvN 예능에 나온 "이서진의 뉴욕 뉴욕"이 좋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치 간지러운 나의 마음을 달래주듯, 이서진씨가 이런 음식들을 먹으러 다녔기 떄문이다. 그래, 이거지, 싶었다. 멋드러진, 일생에 한번 가볼까 말까한 미쉐린 음식점을 손꼽아 기다려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길 걷다가 동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코너에서 우회전하다가도 금세 찾을 수 있는, 그런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음식들이 내가 지금 미국에 가면 먹고 싶은 그리운 음식들이다. 그 평범하고 특별했던 시간들을 그리며 오늘도 잠에 든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먹은 첫 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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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