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우리나라2020. 11. 2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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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부산 해운대의 "소문난 암소갈비집"인데 이제야 처음으로 방문했다. 밥 시간일 때는 대기 시간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그래도 조금 늦은 저녁 시간이라 괜찮지 않을까 기대했건만, 대문 앞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이제 맛집 방문하면은 당연히 대기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야할 것 같다. 

그래도 할 말이 있는 건, 사장님이 20여분 걸릴 거라고 하셔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남겼는데, 결국 40여분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음식점 대기를 하게 된다면 예상 대기 시간에서 적어도 2배의 시간은 더 기다리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모자이크 처리된 마당 중앙(또는 화장실 앞)이 대기 인원이 가장 많이 기다리고 있는 곳인데, 이 40여분의 대기 시간동안 이 대기 장소를 떠나서 움직일 수 없었다. 주된 이유는, 전화번호를 남기면 앱을 통해 알려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서이고, 사장님이 아날로그 형식으로 수첩에 적힌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심지어 돌아다니면서 부르신다. 손님의 대기 장소가 흩어져 있어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소란한 음식점 마당에서 혹여나 그 소리를 놓칠까 싶어 자리에 앉아 귀를 쫑긋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본인의 차례가 다가온 손님들 중엔 사장님을 졸졸 따라다니는 경우도 있다. 하루 빨리 스피커라도 설치하셨음 좋겠다.

그렇게 드디어 자리에 앉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던 생갈비를 주문하려니 생갈비가 이미 다 팔렸다는 것 아닌가. 대기 서기 전에 알려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갑자기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다. 다음부턴 대기 서기 전에 꼭 물어봐야겠다. 생갈비가 남아있는지!

그래서 결국 주문한 것은 양념갈비와 불고기이다. 둘 중 비교를 하자면 양념갈비가 더 맛있었는데, 같이 먹던 지인은 불고기가 더 좋았다고 한다. 이미 생갈비를 놓쳤다면 평소 개인의 입맛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 같다. 

소스의 비결이 알고프다

솔직히 말하면 고기가 특별히 맛있는 건 못 느꼈다. 한우니까 부드럽긴 한데 (불고기도 한우였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홈페이지 메뉴에도 명확하게 안 적혀있는 걸로 보아 다음 방문시 확인해봐야겠다), 수원 갈비집만큼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고기를 소스에 찍어서 먹으니까 너무 맛있다. 소스를 찍기 전엔 고기 그 자체의 맛만 느끼면서 고기를 먹는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소스를 찍으니 밋밋했던 맛이 살아나면서 고기 '요리'를 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소스를 넉넉하게 가져다 주셨나 보다.

추가로 시킨 뚝배기 된장은 얼핏 보기엔 두부만 듬성듬성 들어가 있는 듯 해서 부족해보였는데, 나름 고기도 있고, 된장도 적절한 농도로 우러나와서 찌개류가 필요하신 분들은 시켜볼 만한 것 같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 이 집의 압권이었던 것은 고기를 다 먹은 후 시키는 감자사리였다. 움푹 파인 가장자리에서 익히는 감자사리엔 고기의 맛과 감자사리 양념이 적절하게 배어들어서 달짝지근한 듯, 살짝 짭조롬한 듯 누구의 입맛이든 잘 맞을 것 같았다. 이 감자사리 때문에 기나긴 대기 시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해운대를 가게 된다면 이 음식점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그러니 일단 한번 먹어보고 결정하시라. 맛집의 명성을 계속 이어가는 데는 확실히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감자사리와 1인 반찬상과 뚝배기 된장

 

 

<For Your Information>

영업시간 : 매일 11:30a.m.~10p.m. (브레이크 타임 3:15p.m~4:30p.m., 명절휴무)

주소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2로10번길 32-10 (지번 : 중동 1225-1)

출처 : 해운대 암소갈비집 홈페이지, Google Maps

메뉴

출처 : 해운대 암소갈비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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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안 Wise I's